[기고] 나이 많은 여잔 운동도 못하나

길거리 농구대회 여성부의 나이 제한

강우진경 | 기사입력 2003/07/14 [00:47]

[기고] 나이 많은 여잔 운동도 못하나

길거리 농구대회 여성부의 나이 제한

강우진경 | 입력 : 2003/07/14 [00:47]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농구를 좋아했다. 주변에 있는 여자농구 팬들 중에는 직접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얼마 전, 나는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올해 아디다스 길거리농구대회의 여성부에 나이 제한이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23세 이하의 여성들만 출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디다스 길거리 농구대회 홈페이지를 찾아갔더니 ‘여성부는 대학생 또는 만23세 이하만 출전가능’ 이라고 나와있었다. 도대체 23세라는 기준은 어떻게 나온 것이며 대회 출전 자격에 유독 여성부만 나이 제한을 두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분해
하다가, 며칠 전에 아마추어 여성농구 동아리 ‘어셉(ASAP)'에서 대회본부 측에 항의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결과 여성부 출전 자격은 ’대학생 또는 만29세 이하‘로 바뀌었다고 했다. 항의가 들어오니까 만23세 이하에서 만29세 이하로 변경을 한 것이다. 그나마 항의를 하지 않았다면 이조차 바뀌지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29세라는 ’제한‘이 남아있다. 23세와 29세라는 나이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여성부에만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은 명백히, 성차별·나이 차별이다. 출전 자격뿐만이 아니다. 여러 해 동안, 길거리 농구대회는 남성 출전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참가구분도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 여성부’ 이런 식으로 나누어서 끼워주기 식의 편성을 해놓았다. 우승 상금도 여성들은 남자들의 3분의 1 정도 밖에 받지 못한다. 여성부는 아예 지역예선도 존재하지 않고, 코트 배정이나 경기 진행 일정에서도 차별 받는다.

대회에 참여하는 여자농구인들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차별하고 배제시키는 것은 효율성의 측면만을 강조하는 논리다. 사회는 언제나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에게(비장애인에게, 이성애자에게) 편한 방식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것은 끊임없는 차별의 구조를 재생산할 것이다.

여자농구인들의 참여가 적기 때문에, 나이를 제한하고, 상금을 적게 주고, 지역 예선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역으로 봤을 때, 나이가 많은 지역 여성들의 참여를 막는 격이다. 더 많은 움직임과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애초에 막아두고서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게 한다느니,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그럴 수밖에 없다느니” 하는 식의 변명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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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개 2003/07/15 [22:10] 수정 | 삭제
  • 같이 분개합니다. 남자 앞에는 젊은 여자만 얼쩡거려라, 이거죠. 죽일 놈들.
    기사 중간 쯤에 여성부만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은 성차별, 나이차별이다 라는
    지적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여성에게만 나이를 문제 삼는 것은, 나이 차별이 아니라 그냥 성차별입니다.
    이 문제는 나이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문제인 겁니다.
    이 기사는 그렇지않지만, 대개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성차별이 아니라 나이 차별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문제에서도 나이는 문제를 구성하는 의미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문제인 겁니다.
  • 화이트 2003/07/15 [01:29] 수정 | 삭제
  • 29살 먹은 여자가 항의했다면 나이 제한을 30살로 했을 거란 예감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