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밝힌 촛불, 절망으로 답한 정부

[논평] 대통령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거리에 서보라

윤정은 | 기사입력 2008/06/26 [03:51]

희망을 밝힌 촛불, 절망으로 답한 정부

[논평] 대통령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거리에 서보라

윤정은 | 입력 : 2008/06/26 [03:51]
두 달 여간 촛불집회의 자리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서곤 했습니다. 언론인의 사명감도 있겠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가 처음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상하게도 그런 생각보다는 집회에 참여하는 단 한사람으로서, 촛불 하나로서, 자연스럽게 거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자성을 촉구한 10대들의 촛불
 
우리는 촛불을 쉽게 꺼뜨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10대들이 밝혀서 건네준 촛불이기 때문입니다.
 
촛불집회가 맨 처음 열렸던 날, 10대 여성들의 목소리가 청계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숙연해졌습니다. 우리들의 지난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도 뉴타운 개발, 대운하 건설, 민영화 등 중요한 의제들에 대해 제대로 된 정책논의조차 못한 채, ‘나와 내 가족만 더 잘 살면 된다’는 식의 분위기가 팽배했었지요. 선거권을 가진 젊은 세대들의 상당수는 아예 선거에 참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세대들에게 10대들이 촛불을 밝혀준 것입니다. 어쩌면 기성세대들의 이기심과 무기력감, 타성에 대해 불을 붙여준 것인지도 모릅니다.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는 10대들의 목소리를 이어 받아, 시민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와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너도나도 촛불을 들었습니다.
 
촛불집회에 오면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사람들, “비폭력”을 외치는 시민들, 음식과 물을 가져와 나누는 사람들, 피곤함도 잊고 광장과 직장을 오가는 사람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논의하는 여성들…. 촛불집회에는 민주주의가 있고, 민심이 있습니다.
 
산에 올라가서는 못 듣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촛불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거짓말을 하고, 불법집회라고 몰아세우고, 배후세력 운운하고,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사람들 앞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언론에 압박을 가하고, 인터넷을 통제하려 들고, “추가협상”을 했다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결과를 내놓더니, 고시를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민심을 읽어야 할 정치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어리석고도 얄팍한 행동에, 이제 시민들은 너무나 상심하여 눈물을 글썽입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정치인들로 인해 앞으로 이 사회가 어떻게 될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산에 올라가서 수많은 촛불을 봤고 사람들의 소리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보고, 들었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산에서 내려와서, 평화로운 소통을 원하는 국민들의 접근을 막은 장벽들을 걷어내고, 시민들을 위협하며 연행하는 경찰들을 경찰서로 돌려보내 본분을 다하게 하고, 그리고 나서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습니다.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대통령에게 직접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그렇게도 무서워서 철통같이 막고 강제연행을 하는 것입니까. 표심을 얻고자 할 때는 한 사람이라도 더 악수하려고 시장 통으로 나서지 않았습니까. 당신들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두 달 여 동안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촛불을 함께 켤 때, 우리는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개개인의 의견을 통해 많은 정보를 나누고 공유했습니다. 촛불은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타고 계속 번져나가고 있고, 우리 일상과 사회를 밝히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들도 언론인도 지난 날의 습성을 버리고 촛불 하나로,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거리에 서십시오. 촛불은 거짓과 변명이 아닌,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는 좌표를 제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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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 2008/06/30 [16:06] 수정 | 삭제
  • estovir님은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으시는 것 같군요. 민주사회에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있습니다. 시민들이 결집하여 집회를 열고, 정부에 의견 개진을 할 수 있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촛불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폭력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십니까? 정부와 경찰이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것입니다. 집회 현장에 가보십시오. 사람들이 모이지도 못하게 장벽을 세우고 광장에서 쫓아내며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방패를 들고, 물대포를 쏘며 밀어대는 경찰과, 쓸려 나오는 사람들간에 물리적 충돌이 있는 것은 폭력진압인가요, 폭력집회인가요.
  • estovir 2008/06/30 [11:29] 수정 | 삭제
  • 자신의 주장을 폭력을 써서 관철하려고 하는건 신물난다.
    경찰이 집에 가만히 있는 사람 손가락을 물었는지
    전경이 조용히 지하철타고 퇴근하는 사람 머리를 찍었는지..
    이번 촛불만이 아니라 FTA, 평택미군기지이전, 춘투니 하투니
    이젠 민주노총이나 시위도 바뀌어야 한다.
  • 정효 2008/06/27 [19:20] 수정 | 삭제
  • 촛불집회에 나가는 사람들은 개인의 어떤것때문에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힘들게 일하고 퇴근해서 그곳을 향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우리 아이들과 내 가족과 이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주권을 지켜야한다는 마음인 것입니다. 지켜보는 마음이 불안할 수는 있겠지만. 경찰에게 손가락이 물려 잘리고 전경이 찍은 벽돌에 머리를 다치고, 국민을 좀비취급하는 현정권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단순히 미국산 소고기 문제만은 아니지만. 오늘 미국에선 또 광우병 물질때문에 대량리콜이 있었더군요. 워싱턴포스트는 이명박을 부시의 애완견(lap dog)이라며 조롱하고 나섰구요. 한국에 사는 모든사람을 모독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대통령하나 잘못뽑아서 국제적으로 신인도가 깎이고 있는것이 현실입니다.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도대체 누가 이명박 뽑았습니까?
  • 방금 2008/06/26 [15:23] 수정 | 삭제
  • 뜬금없는 6.25 끌어다붙이기에...
    협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둥..
    우리 스스로 큰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니......
    정말 억장이무너진다. 눈에 국민들은 보이지 않고 부시만 보이는지..
  • 대동아공영권 2008/06/26 [14:26] 수정 | 삭제
  •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촛불시위형태만이 그 방법도 아니고, 그들의 의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을 좀 찾았으면 좋겠다. 정말..이젠 지긋지긋하다..

    도대체 정치인도 아니고, 왜 그렇게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마치 모두의 의견인양 포장하느냔 말이다. 이제 그만 좀 해라..

    글을 더 쓰다간 너무 내가 과격해지는 것 같아서 그만두는데..

    그만 좀 하자..
  • ........... 2008/06/26 [14:10] 수정 | 삭제
  •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이라고 해대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 2008/06/26 [14:03] 수정 | 삭제
  • 이 난국에 개인들이 안정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겠지요.
    또한번의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힘든 시기에, 개개인이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힘들고, 괴롭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저항하고 목소리 내고..
    그렇게 팽팽하게 끈을 잡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록 촛불집회 현장에는 못 나가도 마음은 촛불을 켜고 있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 양인순 2008/06/26 [11:38] 수정 | 삭제
  • 이제는 9시 뉴스를 볼 수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매체의 주요뉴스를 완전히 촛불집회로 도배를 하고 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안과 공포의 심장병에 걸릴 지경입니다. 토론은 어디로 숨어버리고 촛불만이 매일 같이 비추어 지고 있습니다. 정책, 정치 모두가 토론을 통해서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촛불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은 왜 다루지 않는 것인지요. 촛불집회만 정의 인가요? 언론은 중도의 입장에서 사회의 중심을 잡아가야 하는데 사건에 대한 보도라는 미명하에 여론을 호도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책임은 누가 질 것입니까? 말없는 다수의 의견을 읽을 줄 모르는 언론은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정국을 불안하게 이끌고 가는지? 앞으로 어쩌자는 것인지? 촛불집회에 동조하지 않는 자를 공격하는 이런 분위기는 성숙한 시민의 자세가 아닙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의 의견을 다툼이나 경쟁이 아닌 서로의 의견을 듣고 이해해서 좋은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언론의 자세 아닙니까?
    말없이 정국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불안합니다. 제발 언론의 사명과 역할이 무엇인지 본연의 자세를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 촛불하나 2008/06/26 [11:29] 수정 | 삭제
  • 청와대를 향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귀 좀 파.

    이제 세상은 누가 지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