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으로 위장된 감시와 관리 사회

日 전신투시스캐너 도입 등 감시, 관리시스템 확대

다케우치 아야 | 기사입력 2010/06/21 [17:36]

‘편리함’으로 위장된 감시와 관리 사회

日 전신투시스캐너 도입 등 감시, 관리시스템 확대

다케우치 아야 | 입력 : 2010/06/21 [17:36]
<‘효율’과 ‘안전’을 내세워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패킷감청실태가 고발되어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시민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었지만, 오히려 이런 추세는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한 일본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감청, CCTV, 함정수사 확대, DNA형 DB구축 등
 
일본에서는 ‘도청법’(통신방수법. 조직적 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통신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감청을 허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함)과 ‘주기네트’(주민기본대장 네트워크 시스템의 약자,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처럼 국민에게 번호를 부여해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제도)가 시행된 지 약 10년이 흘렀다.
 
이 법안들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왔던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었지만, 오히려 감청허용범위가 확대되고 나리타공항에 전신투시스캐너가 도입되는 등 시민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확대되고 있다.
 
오구라 토시마루 교수(도야마대학)는 <민주당 연립정권에서 감시․관리사회는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통해 “연립정권에서도 감시사회를 강화하는 방향성은 바뀌지 않고, 오히려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월에는 ‘억울한 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취조의 전 과정을 녹음․녹화하는 ‘가시화’를 검토하는 전문가 검토회가 시작되었다. 나카이 히로시 국가공안위원장은 “(취조의 가시화에는) 새로운 수사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통신방수(감청), 함정수사 확대, 사법취조 도입 외에 DNA형 데이터베이스 확충, 방범카메라(CCTV) 활용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日정부, 오바마 정권 발맞춰 ‘전신스캐너’ 도입 예정
 
▲ 전신투시스캐너 화면.  © 페민 제공    
작년 12월 미국에서 일어난 항공기 폭파 미수사건이 계기가 되어, 오바마 정권은 공항에 전신 투시스캐너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EU 등에도 이 스캐너를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네덜란드,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한국 등이 배치하였거나 도입을 표명하고 있다.

 
전신 투시스캐너는 사람의 몸은 하얗게, 그 외의 부분을 검게 화면에 보여주는 것으로, 신체적 특징이 선명하게 비춰진다. 이에 대해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지적과 함께, 대테러 대책으로서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의 목소리도 있어 국제적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일본정부는 전신 투시스캐너를 도입할 것을 표방하고, 7월에는 나리타공항에서 시범실시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도청법에 반대하는 시민연락회’는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이외에도 최근의 움직임으로 사회보장과 세금에 ‘공통번호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 번호정비에는 주민기본네트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정부는 내년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방침으로, 2014년부터 운영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원’과 ‘사파리’, 우리는 어느 쪽인가
 
오구라 교수는 감시사회에는 ‘동물원 모델’과 ‘사파리공원 모델’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동물원 모델의 대표국은 중국이다. 좁은 우리 안에서 행동의 제약을 받는 고전적인 감시사회를 일컫는다.
 
최대 검색사이트인 구글이 중국에서 사이트를 오픈할 때, 중국정부는 천안문 사태 관련 사이트나 정보가 검색에 걸리지 않도록 요청하는 등 노골적으로 간섭을 해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사파리공원 모델의 대표국은 미국이다. 담장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어렵다. 이를 체현하고 있는 것이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기업이다. 시장원리나 ‘사람들의 욕구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개인인증을 요구하고 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분류, 분석한다.
 
고객의 정보를 하나의 데이터로 만들고 상행위를 하는 기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책을 구매하면 계속해서 관련된 상품을 추천해주고, 이메일로 알려준다. ‘자신에게 맞춘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면 스스로 감시․관리되고 있는 경우에도 이를 자각하기 어렵게 된다.
 
오구라씨에 따르면 “미국은 오랫동안 개인의 행동 파악이나 장래예측 등을 시장을 활용해 상세하게 분석하는 테크놀로지를 연구․개발해 왔다”고 한다. “정부는 개인행동의 자유를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물밑에서는 첩보기관에 의해 확실하게 간섭”하는 것이 미국식 사파리공원 모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어느 모델일까. 오구라씨는 “미국형을 베이스로 하면서 중국형과 같은 하드한 감시를 해나가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출입국관리에 대해서는 감시와 관리가 엄격해지고, 정보통신 분야 등의 시장에서는 규제를 완화하여 미국형 모델을 받아들이려는 것이 민주당 연립정권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전자정부, 효율성 뒤에 숨겨진 위험
 
국가가 감시사회를 지향하는 경향의 한 가지로 ‘전자정부’가 있다. 정보가 네트워크로 공유되면 어느 시, 도, 구청에서건 같은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어 행정절차가 효율화되고 간소화된다.
 
오구라 교수는 ‘효율을 지향하는 정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는 권력이다. 개인의 민감한 정보까지 관리하는 행정은, 주권자의 참여를 전제로 민주주의적인 절차를 따르는 ‘민간과는 다른 룰과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전자정부 논의는 오로지 효율화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높은 효율성으로 시민을 관리하는 것에 치중하면, 사람들의 권리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주당은 “콘크리트에서 사람에게”라는 구호로 지금까지의 여당과는 다름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콘크리트에서 컴퓨터에게”라고 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도로건설이나 공공공사와 마찬가지로 전자정부를 실현하는 데에는 정보통신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가 보유한 정보관리의 방법이 민간자본이나 기술에 지배당하게 될 염려가 있다.
 
부유층에 너그럽고, 빈곤층에 엄격한 ‘감시사회’
 
애당초 ‘감시사회’란, 개인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 법한지를 추측하여 이를 통제하는 것이다. 지금도 이름과 주소 정도의 정보만으로는 일상생활이 어렵다. 직업과 집, 주민표가 있고, 신용카드나 다양한 ID, 패스워드를 갖는 것이 생활인의 전형이 되었다. 이에 따라 적은 개인정보밖에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신용할 수 없다’고 여겨져 관리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감시와 관리사회는 부유층에 너그럽고, 빈곤층에 엄격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오구라 교수는 “빈곤층은 공적지원이 필요할수록 감시에 노출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는 감시․관리 사회에 대해 “감시․관리에 반대하는 운동도 글로벌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한다.
 
※ 이 기사는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5월 25일자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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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ace 2010/06/26 [02:08] 수정 | 삭제
  • 신체구조가 선명하게 나오는 전신스케너가 감시를 한다면 물셀틈 없이 보안이 되겠지만요,
    남성들도 그렇겠지만 여성들에겐 더 괴로운 일일듯..
    전신스케너 한다고 미리 알려 주고 해야 그나마 인권침해가 적겠지요.
    점점.. 이러다가 다 드러내놓고 살게 되는것 아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