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국경, 정부군과 소수민족 반군 교전 중

교전지역 확대로 다수의 사상자와 난민 발생되고 있어

양세진 | 기사입력 2010/11/09 [16:15]

버마 국경, 정부군과 소수민족 반군 교전 중

교전지역 확대로 다수의 사상자와 난민 발생되고 있어

양세진 | 입력 : 2010/11/09 [16:15]
11월 8일 월요일 오전 9시경 버마-태국 국경의 우정의 다리(Friendship Bridge) 건너 편 카렌주 국경마을 미야와디에서 민주카렌불교군(Democratic Karen Buddhist Army: DKBA)과 버마 정부군 사이의 총격을 시작으로 남부 칸차나부리주의 상클라부리 인근 쓰리파고다패스를 포함 국경지대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교전 시작의 이유: 20년만의 총선, 부정선거 의혹
 
총격 하루 전인 11월 7일 일요일, 버마는 20년 만에 총선을 치렀으나 친 군부 정당인 연방단결발전당(Union Solidarity and Development Party: USDP)에 투표하도록 강요된 부정선거 정황이 포착되었다.
 
11월 5일 현지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군정 당국은 남부 다곤구 세이키카나웅토에서 사전 투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해군 가족들의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검열하다 친군부 정당인 연합단결발전당이 아니라 야당인 민족민주당(National Democratic Force)에 투표한 것이 밝혀지자 재투표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반발한 소수민족 반군 DKBA가 다음 날 미야와디 경찰서와 우체국을 점거하면서 이를 탈환하려는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DKBA는 2008년 군정이 통과시킨 ‘미얀마 연방공화국 헌법’에 따라 정부군과 휴전협정을 맺고 국경경비군으로 전환할 것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쏘 라 쁘웨(혹은 나 캄 므웨라고도 알려짐) 사령관이 이끄는 제5여단이 지난 일요일 오후 미야와디에 병력을 배치하여 8일 월요일 공공건물을 점령하고 불을 질렀다. 기관총 및 로켓 추진 수류탄 등을 앞세워 총격을 시작한 정부군과의 교전 중에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미야와디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고 알려졌다.
 
우정의 다리 건너편 태국 매솟 측 국경으로 날아온 포탄으로 카렌족 이주노동자 3명이 다쳐 매솟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모이강 국경시장과 국경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폐쇄되고 일대 주민들은 대피하였다. 태국군은 반격 없이 일단 상황을 지켜보도록 지시하였다.
 
미야와디에서 시작된 교전, 국경 남부 지역으로 확산 중
 
DKBA 907대대는 8일 오전 미야와디 교전에 이어 정부군이 점령하고 있던 남부 쓰리 파고다 패스에도 병력을 배치하고 정부 주요 건물에 불을 지르고 경찰서를 점령하였으며, 카렌민족연합(Karen National Union: KNU) 군 조직 카렌민족해방군(Karen National Liberation Army :KNLA)의 병력 지원 아래 다 각도의 공격으로 당일 정오께 해당 지역을 점령하였다. 이 과정에서 DKBA는 정부군 민병대 5명과 경찰 여러 명을 체포했다. 쓰리 파고다 패스 지역은 소수민족군들이 점령하고 있어 버마 정부군이 공격을 강화하기 힘든 상태이다.
 
외신에 따르면 9일 오전 현재 버마 정부군이 미야와디를 재탈환하고 DKBA는 미야와디 외곽 일부 지점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마 망명신문인 이라와디는 현지 소식통에 따라 오늘 오전 정부군과 DKBA군인 30여명의 시체가 미야와디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미야와디에서 시작된 총격이 밤 동안 국경 남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잠시 평화를 찾은 듯 매솟 국경이 다시 개방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오늘 오전 다시 시작된 교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로는 9일 정오 경 미야와디에 DKBA의 공격이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지난 밤 긴급난민대피소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여성은 8일 오전 8시 30분부터 총성이 울렸고 군인들이 시장과 집들을 불태우자 겁에 질려 강을 건너는 주민들에 섞여 오후 2시께 아기만 안고 넘어왔다고 한다. 남편은 아직 미야와디에 남아 있으나 소식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늘 새벽 5시경 국경을 넘은 한 청년은 많은 사람들이 불교 사원 인근에 숨어 있으며 오토바이로 국경을 넘던 4명이 로켓 추진식 수류탄에 피격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태국 국경을 넘은 난민 2만여 명……최대 3만 명 이상 예측 돼 

▲ 긴급난민대피소를 가득 메운 버마 난민들. 교전이 계속됨에 따라 난민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2만명을 넘겼다.  © 양세진
현장에 나가 있는 국제기구에 따르면 태국-버마 국경지대 총격으로 8일 점심께 이미 6천여 명의 버마 난민이 태국 국경을 넘어왔으며 그 수는 해가 지면서 늘어나 9일 오전 현재 국경 전 지역 2만 명에 이른다.

 
현재 매솟에는 공항 근처에 긴급난민대피소 2개소가 설치되었으며 각 3천명이 수용된 상태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쓰리 파고다 패스 지역에 약 4천 명, 움팡(포프라) 지역 2천 명, 누포 난민캠프 인근에도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이며 계속되는 접전을 감안하면 총 난민 수는 최고 3만 명 이상까지 예측되고 있다. 특히 쓰리 파고다 패스 지역에서는 접전이 멈추자 다시 국경을 넘어 버마 측으로 돌아갔던 사람들이 오늘 아침 다시 시작된 총격으로 물밀듯이 태국 국경을 넘어오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난민구호 단체인 유엔난민기구(UNHCR)이 긴급구호 총괄을 맡아 국경지역 활동 구호단체들이 의료, 화장실, 식수, 음식, 천막 등 각 부문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 구호물품 배포 및 대피소 내 질서 정리는 태국군이 담당하고 있다.
 
태국 탁주 지방정부와 군 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매솟 내 국경인근 군복합시설 내에 난민대피소, 이동진료소, 식수대, 조명이 설치되었으며 난민들이 도착하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식사가 제공되는 등 지역 당국과 군부대의 협력으로 단체별 긴급구호활동이 어느 때보다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의료지원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늘어나는 사람들로 음식과 식수 공급이 시급한 실정이며 간밤에 보급되었던 물품으로 인해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어 대피소 내 폐기물관리를 담당하는 단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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