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함께 건강해지자!

살림의료생협 ‘우리마을 건강활력소’ 다짐(다-Gym)

박희정 | 기사입력 2013/10/07 [08:30]

마을이 함께 건강해지자!

살림의료생협 ‘우리마을 건강활력소’ 다짐(다-Gym)

박희정 | 입력 : 2013/10/07 [08:30]
몸이 아플 때 마음 편하게 믿고 찾을 수 있는 동네 병원이 있으면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우리는 건강한 몸으로 생활하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적당한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 누구나 안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혼자서 의지를 내고 꾸준하게 운동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 “혼자서 건강해지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우리 같이 건강해지자. 한 마을이 함께 건강해지자”고 외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은평구에 위치한 살림의료생협에서 올해 7월 문을 연 운동센터 ‘우리마을 건강활력소 다짐’(다-Gym)이다.
 
▲ 살림의료생협에서 올해 7월 문을 연 운동센터 ‘우리마을 건강활력소 다짐’(다-Gym)

다짐의 운동강사 박은지씨를 만나 특별한 운동공간 다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근육 있는 할머니들”…철학이 있는 운동공간
 
‘다짐’에는 운동센터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체력단련 기구가 없다. 여럿이 신나게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온몸으로 소통하는 모두의 운동 공간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소 넉 달째인 다짐은 스트레칭, 스텝댄스, 운동 클리닉, 복싱서킷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시작해 점차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각 프로그램 당 15~20명 정원으로 수강생들끼리의 멤버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이 소비자로 찾아와 서비스를 제공받고 돌아가는 공간인 기존의 운동센터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우리마을 건강활력소 다짐은 의료생협 살림의 조합원이 아닌 사람도 이용할 수 있지만 조합원들과 수강료에 차등을 두고 있다.
 
“저희는 ‘할인’이라는 표현은 일부러 쓰지 않아요. ‘소비자’ 멤버십이 강해지니까요. 조합원들도 운영의 책임 있는 주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는 20%의 건강지원비를 제공한다’는 표현을 쓰고, 회계 상에서도 지출을 잡습니다.”
 
다짐만의 또 다른 특징은 살림의원과 연계된 맞춤형 프로그램에 있다. 살림의원 주치의의 상담과 전문 운동처방사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 그룹운동을 제공하는 운동 클리닉, 대사증후군과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이들을 위해 이론과 실습이 함께 진행되는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들을 수 있다.
 
55세 이상 여성들을 위한 근력운동 수업 ‘근육 있는 할머니들’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여성주의 의료생협에서 출발한 살림의원과 운동센터 다짐만의 특별한 철학을 읽을 수 있다. 박은지 강사는 여성들을 위한 체력단련 및 호신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경험을 축적해, 보다 체계화된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집단지성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운영한다
 
▲ 철학이 있는 운동공간 '다짐'(다-Gym)
다짐의 프로그램들은 조합원들의 욕구를 적극 반영해 구성되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운동센터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살림의료생협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어떤 운동을 원하는지, 이곳이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박은지씨는 “조합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가 운동전문가로서 어떤 걸 가장 먼저 하면 좋을까를 고민해서 선택한 것입니다. 저 혼자 선택한 것이 아니라 다짐 사업팀에서 함께 의논해서 결정된 것이에요” 라고 말한다.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을 정할 때도 운동 강사 개인이 정하지 않고 운영위원이나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한다.
 
“소통한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지요. 그런 과정들을 해나가는 것 자체가 어느 때는 실무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어떤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고 보고하고 승인 받는 절차들이. 그런데 그 과정에서 집단지성이라고 하나요,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어떤 형태의 무언가가 나오는 것 같아요. 나 혼자 결정할 때 혼자 져야 하는 부담을 조합원들이 뒷받침해준다는 점도 좋고요.”
 
그 바탕에는 살림의원을 개원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얻은 노하우와 이사진, 직원, 조합원들 사이에 쌓아온 신뢰가 있다.
 
“예를 들어 초음파 기계를 어떤 걸 쓸지 결정하는 문제는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의사가 결정하고 이걸 통해 어떤 진료를 볼 수 있는지는 의사만 아는 것들이죠. 근데 일단은 조합원들이 함께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살림의료생협을 개원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을 바탕으로, 다짐을 개관할 때는 각자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특기나 관심을 모아서 그 사람들만의 팀 체계를 만들자고 했어요. 각 팀에서 결정한 건 조합전체가 동의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죠. 팀에서 결정된 사항을 준비모임이나 이사회에서 승인 받는 과정을 거치지만 이사회에서는 팀에서 이러한 결론이 나왔다고 하면 거의 믿고 가는 편이에요.”
 
다짐 프로그램 저녁반은 정원 마감이고 거의 전부 다 재등록을 할 정도로 수업을 듣는 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걸 보는 게 가장 좋은데, 다짐에 오시는 분들이 건강해지고 이분들이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야 다짐의 새로운 운동철학이 퍼져간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더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함께 건강해지는 운동 공간에 대한 꿈
 
박은지 강사는 개인적으로 다짐과 같은 서로 소통하며 함께 건강해지는 운동 공간을 오래 전부터 꿈꾸어왔다고 한다.
 
“이런 식의 운동공간을 만드는 게 저의 오랜 막연한 꿈이었어요. 혼자 꿈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이 말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해도 몽상가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현재 다짐에서 같이 강사로 일하는 권이은정씨를 만나 같은 꿈을 구체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었고, 살림의료생협에서 함께 만들어보자는 사람들을 만나며 현실이 되었지요.”
 
함께 꿈꾸며 만들어진 공간이기에 ‘다짐’은 함께 꿈꾸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은평 지역에 다행히 많은 시민단체들이 있고 시민들의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어 이 분들이 살림 의료생협 조합원들의 활동을 품어주셨어요. 소모임을 할 공간을 내어주시지 않았다면 사업을 지금처럼 확장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새로 생기는 단체나 우리를 위해 도움 주셨던 분들과도 이 공간을 함께 쓰고자 합니다.”
 
우리마을건강활력소 ‘다짐’(다-Gym) http://cafe.daum.net/femi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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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알 2013/10/16 [01:21] 수정 | 삭제
  • 박은지 님, 권이은정 님, 임희진 님 등 강사들을 따라 조합원들과 함께 운동하는 그 맛은,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한 소비자로서 느끼는 감정과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아닌 사람으로 소통하며 함께 기뻐하고 때론 안타까워하고 때론 감동하며 서로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 시선이 살아있는 운동 공간이지요.
    다짐을 함께 운영하는 조합원으로서 늘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활동하고, 세대를 격파하여 함께 운동하고, 여성으로서 자긍심이 단단해지는 자기방어훈련 등을 품는 다짐을 꿈꿔봅니다~ 다짐에 놀러오세요^^
  • 독자 2013/10/11 [14:10] 수정 | 삭제
  • 다짐의 운동철학이 마음에 드네요.
  • 우기 2013/10/08 [13:25] 수정 | 삭제
  • 앞으로 많은 마을에 주민들이 믿고 함께할 수 있는 의료원, 스포츠센터가 생기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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