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위치에 있다는 것

[사람, 그리고 노동의 기록] 영세업체

박조건형 | 기사입력 2015/01/16 [11:55]

‘을’의 위치에 있다는 것

[사람, 그리고 노동의 기록] 영세업체

박조건형 | 입력 : 2015/01/16 [11:55]

※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노동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서 삶의 방식, 삶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 

 

▲   우리 회사에 절삭유를 불어넣고 있는 YR 사장님.   © 박조건형

 

우리 회사에 탱크로리(tank lorry. 액체를 운반하는 화물차)로 폐유나 폐수, 절삭유를 가지고 와서 파는 거래업체가 몇 곳 있다. YR은 친구 두 분이서 작은 영세업체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지난 번에 보라색 빛깔이 나는 절삭유(금속 재료의 절삭 가공에 사용되는 기름) 샘플을 가져와서 처리가 가능한지 물어보셨다. 염색료가 진해서 지하탱크에 받으면 지저분해질 것 같아서, 받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지난 번 염색료가 섞인 절삭유를 어떻게 처리하셨는지 여쭤보았더니, 어렵게 어렵게 소각장에 처리를 하셨다고 한다. 우리도 다른 회사에 납품을 하는데, 그곳에서 제품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우리가 불어넣었던 기름을 다시 다 빼오곤 한다. 기름이 안 좋을 경우 거래가 끊길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받는 폐유도 어쩔 수 없이 냄새가 나거나 휘발성이 있는 것은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

 

우리는 YR과의 관계에서 ‘갑’의 위치라 거절을 할 수 있지만, YR의 경우엔 기름을 수거해오는 회사들에서 요구하는 게 있으면 거래처가 끊길까봐 거절을 하지 못한다. 두 분이서 이래저래 참 부지런히 일하시는 것 같은데, 작은 영세업체가 이쪽 바닥에서 수익을 내기가 참 쉽지 않다. 그들의 성실성만큼 회사일도 잘 풀리면 좋겠다. 샘플을 가져왔는데 우리 회사에 처리하기 힘들다고 거절할 땐 마음이 좀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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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조건형 2015/01/20 [19:02] 수정 | 삭제
  • 요즘 유가가 떨어져서 회사에 일이 적습니다. 회사가 잘되나 못되나 월급에 차이가 없으니 한가한게 좋네요^^
  • self 2015/01/20 [17:39] 수정 | 삭제
  • 재활용 산업이 원활하게 돌아가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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