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몸은 네 몸이 아니다”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98화

김담 | 기사입력 2015/05/27 [10:42]

“네 몸은 네 몸이 아니다”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98화

김담 | 입력 : 2015/05/27 [10:42]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내도 모리는 건 아인데… 참-

목침을 옆으로 돌려 베며 장서방을 외면하듯 돌아 누워버리는 태광을 보고 장서방이 남의 일에 참견을 하였나 하고 후회스러운 맘이 든다.

-언제든 풀맬 때 말씀하시지요. 저하고 같이 매면 나을 겁니다-

자칫 어색함을 녹이려 한다는 말이 덜컥 품을 보태주겠다고 해버렸다. 안 그래도 하기 싫어서 꾀를 피우던 태광의 귀에 장서방의 말은 반갑기 그지없다.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막 돌아서 가려는 장서방에게 -같이 좀 해줄란교? 카모, 한결 낫지. 장서방! 내 한잔 내꾸마. 말 나온 김에 오늘이라도 해뿌지 뭐- 공품 보태준다는 말에 낮잠이 달아난 태광은 장서방을 붙잡고 늘어진다. 

 

-그래도 종가에서 부치는 논이 보란 듯이 번듯해야 보기도 좋지요. 제가 논 부치는 사람들한테 한마디 하려해도 광수네 논이 볼품이 없으니 말이 안 나와서 그랬답니다. 그러지요. 같이 매면 한 이틀에 금방 할 겁니다. 그럼 이따 점심 후에 같이 논에 나갑시다-

 

햇볕이 작열하는 오후에 열기가 슬슬 올라오는 논에서 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대개 아침부터 일을 시작하면 더해가는 논의 열기에 맞추어 몸의 열기도 따라 올라가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고 하루 종일 일을 할 수 있지만, 덜컥 오후 나절에 논에 들어가면 금방 열탕에 들어온 듯 몸이 지탱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말이 나온 이상 미루기보다는 남의 품에 기대하여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만도 다행이다.

 

어디서 빌려왔는지 태광이 제초기 두 대를 가져왔다. 점심을 먹은 후라 몸은 천근같이 나른하지만 한번 일을 시작한 후에는 그래도 견딜만하다. 무릎까지 큰 벼가 걷어 올린 바지 탓에 드러난 맨살을 따갑게 스치고 거머리는 군데군데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지만 둘은 제초기를 밀어대며 연신 고랑을 왔다 갔다 하기를 해가 질 때까지 했다. 

 

-장서방, 아무 케도 한 이틀 더해야 끝나겠네-

눈은 남아있는 일을 보지만 손끝은 남아있는 일을 한다고 했다. 논을 받기만 좋아했지 막상 품을 보태야 하는 농사에는 많은 논이 아득하게만 보이는 태광이 들판을 보며 장서방에게 말한다.

-그렇네요. 광수아버지나 저나 일꾼이 아니라 그런 모양입니다. 그래도 하다보면 끝이 있지요. 낼부터는 아예 아침부터 하고 점심도 들에서 먹으면 다 할 수 있을 겁니다-

 

장서방인들 농사에 능할 리는 없지만 그저 일이라는 것의 일반적인 원리원칙에 적용하여 감당한다. 그것이 농사건 붓질이건 다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장서방이다. 일을 무서워하거나 겁내면 일의 크기가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진다. 꾀를 부리지 않고 일을 줄여나가는 방법은 제일 먼저 하기 힘든 일부터 해나간다는 것이고 남아있는 일을 쳐다보지 않고 목전에 있는 일만 하다보면 어느새 일의 끝이 발목에 있다는 것도 장서방 나름대로의 철학이다. 그것은 전에 지목수를 따라 광산 막장에서 연탄을 캐면서 터득한 것이지만 쫓기는 인생을 살면서 멀리 혹은 크게 보지 않고 그날그날을 정리하고 순간순간을 모판처럼 다듬다보니 절로 익숙해지고 또 편리해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태광은 마누라에게 점심을 들로 나르라고 일렀다. 장서방이 거들어주는 틈에 일을 마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행여 장서방이 마음이 변하거나 무슨 일이 생겨 품을 보탤 수 없을지 모르는 조바심에서도 더욱 서두르고 있다.

-고마 집에 와서 묵지 와 들로 들고 오라 캅니꺼? 그것도 한 품인데!-

광수에미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자라나는 고구마밭의 풀을 메느라 소향까지 대동하여 호미질을 하는지라 서방이 점심을 가져오라는 것이 성가시다.

-술도 한 주전자 내오고. 참으로-

잔소리를 하거나 말거나 아침 참으로 마실 탁주까지 주문한 후 태광이 일찍 집을 나선다.

 

*   *   *

 

광수에미도 마음 한 구석에는 후회가 가득하다. 동산비탈에 좋은 밭을 가졌다고 좋아할 줄만 알았는데 막상 그 큰 밭의 풀을 메고 보니 허리가 끊어지게 아프고 머리 짱배기에서 화산 같은 여름 열기가 몸을 녹이는지라 벌어진 입에서 아이구 소리가 절로 나오는 중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오늘 서방에게 점심이나 참을 내다줄 수 없는 이유는 함창장날이기 때문이었다. 머리에 수건을 대충 걸쳐 북데기 같은 모양을 감추고 급히 종가대문을 들어선 광수에미는 집안의 동정을 살핀다. 

장서방은 벌써 나갔는지 방문이 열려있지만 나머지 큰집은 마치 절간같이 조용하다. 소향이 방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니 아직 소향이 자고 있다. 한 이틀 동안 같이 들일을 했으니 피곤할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늦게까지 자는 것은 없는 일이었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이 들어서 조용히 불러본다.

 

-소향아. 소향아!-

-자게 두게. 자네가 일 부려서 피곤한 모양인데. 일 좀 그만 시키고. 지금 그 애한테 일 시킬 때가 아닌 줄 자네 모르나?-

언제 나왔는지 큰아지매가 마루에 나와서 아직 소향이 방 문고리를 잡고 엉거주춤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광수에미에게 말을 한다.

마침 안방에 볼 일이 있어서 온 광수에미는 큰아지매를 깨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으로 원망소리도 들은 둥 마는 둥 얼굴에 밝은 기운을 띄우고 -행님, 오늘이…- 하고 말을 시작했지만 막상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꾸어준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약속을 받아낸 것도 아니니 막무가내 내놓으라고 할 일도 아니지만 오늘 만 환을 들고 장으로 나서야 할 판인데 입에 적당한 말이 나오질 않는다.

댓돌 위에 구두가 놓여있는 것으로 봐서 아주버님도 아직 기침 전이 분명하여 더욱 말을 내놓기가 거북하지만 마음이 급한 광수에미는 치마를 걷어붙이고 마루위에 걸터앉아 당당하게 말을 한다.

-행님, 지가 말한 그거… 좀 주이소. 빨리 가봐야 됩니더-

큰아지매도 눈치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돈을 달라는 것이 미덥지도 않아

-내 주기는 주지만 알고는 주어야지 어디에 필요한데?-

광수에미는 건넌방을 힐끔거리며 혹시라도 태섭의 귀에 들릴까 마음이 편치 않다.

-담에 말할게예. 지금은 바쁩니더. 아바이 참도 내야 하고 장에도 댕기와야 하고. 퍼떡예!-

보통사람 살림에 돈 만 환이라면 뜸을 들여도 나올까 말까 한 액수지만 그래도 종가의 형편에는 그만한 액수는 농속에 들어 있을 것을 광수에미도 알고 있어서 일단 보채서라도 수중에 넣는 일이 급하다.

-그래, 그럼 약속했네. 나중에 말해주고 또 가을에 돌려주기로!-

 

소향이 부스스하게 눈을 뜨고 문을 나오자마자 광수에미는 손을 잡아채서 별채로 끌고 간다.

배도 이제는 눈에 띄게 부르지만 무엇보다도 손과 얼굴이 퉁퉁 부어있는 소향에게 광수에미는 거의 사정조로 부탁을 한다.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칸다. 니가 논에 참 좀 내고 점심 좀 해라 . 내가 장에 꼭 갔다 올 일이 있어서 칸다. 부탁한데이!-

소향이도 광수에미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때마다 반찬을 나누어 주는 탓에 종가 밥상을 편히 볼 수 있어서 다행이고 또 무료하거나 숨통 막히는 종갓집 분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여유도 만들어주는 것이 고마운 것이다.

 

광수에미가 허둥지둥 치마를 펄럭거리며 집을 나선 후 소향이 주전자를 들고 창호네로 간다. 탁주를 논으로 가져가려 창호네에 사러가는 중이다. 창호네는 소향이를 감옥까지 보내게 된 그 탁주집을 창호아비이가 죽고 나서 계속하고 있다. 애초에 태섭이 들어서 상주서장에게 마을사람들만은 선처해달라고 부탁한 내력에 창호네가 더 이상 마을 한복판에서 술을 파는 장사는 하지 않겠노라고 암암리에 언질을 받아냈지만 목구멍에 거미줄 치게 생긴 마당에 그리고 서방이 죽고 나자 눈에 보이는 것도 없게 된 창호어마이는 이제는 아예 남정네들 술판에 한 자리 끼기까지 하면서 술을 팔고 있다.

가기는 싫지만 작은아지매의 부탁이라 쭈뼛거리는 발걸음으로 삽작을 엿보던 소향은 그래도 아침나절이라 술꾼들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고 들어서서 불러본다.

 

-아지매요, 술 한 주전자 주이소-

제법 큰 목소리라고 생각했는데 들리지가 않는지 아니면 나갔는지 대답이 없다. 고무신이 있는 것으로 봐서 안에 있는 게 틀림없어서 재차 불러보려고 하는데 뒤에 인기척이 있어서 돌아보니 을순이가 히죽이 웃으며 와있다. 꼴이 말이 아니다. 머리는 산발을 하고 신도 없이 맨발로 서있는데 배가 남산만하다. 작은아지매가 얼마 전에 오늘내일할 거라 했는데 정말로 입고 있는 저고리 섶이 하늘로 향할 만큼 배를 올라와 있다. 

-아이구-

같은 또래의 처자 아닌가? 정신이 모자란다고 함부로 대하기도 어색한 소향은 그저 난색만 표하고 다시 부르자 방문이 열린다.

-이기 누고? 와?-

선잠 깬 창호어마이가 누운 채로 눈을 도로 감으며 묻는다.

-술 한 주전자 받으로예. 돈은 이따가 작은아지매가 드린 답니더-

-니가 퍼 가거라. 술독에 있다. 뚜껑 꼭 닫고- 하고는 방문을 닫아버린다.

 

소향이 주전가 가득 탁주를 들고 가죽나물과 초장을 들고 논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는 을순이가 졸졸 따라 오고 있다. 아까부터 오지 말라고 손짓을 해도 그저 웃기만 할뿐 소향이 서면 을순이도 서고 또 소향이 걸으면 을순이도 걷고 하며 부른 배를 앞세우고 소향을 따라오고 있다.

빨리 술을 내주고 돌아와서 점심을 준비해야 할 판에 을순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는 입장에 소향은 오든지 말든지 논둑길을 뒤뚱거리며 걷는데 논둑이 물을 먹었는지 가끔은 물렁거리는 곳도 있고 질척거리는 곳도 있고 또 제법 단단한 곳도 있어서 조심해서 걷는데 기어이 고무신이 미끄덩하며 논둑에 미끄러지자 소향이 논에 큰대자로 하늘을 보며 넘어지고 말았다.

 

입고 있던 치마저고리가 물에 푹 젖고 몸에 착 달라붙어 그야말로 정신이 없는데 일어서고 보니 미끄러진 고무신 한 짝이 보이질 않는데. 논바닥 어딘가에 진하게 박힌 모양이다. 소향은 손을 넣고 봉사 물건 더듬듯이 물속을 휘저어댄다. 다행히 손 끝에 신발이 잡히고 일어서서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보니 이번에는 술 주전자가 물위에 뚜껑이 열린 채로 둥둥 떠 있다. 술도 없고 옷도 꼴이 아니니 논에 갈 일도 없다. 미안하지만 오늘 아침참은 뉘 집 논인지 모르지만 고수레로 치르었다 여긴 소향은 그냥 털레털레 집으로 뚜껑 없는 주전자를 들고 돌아오는데 여전히 을순이도 따라오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는데 날씨 좋은 공기를 방안 가득히 불러들일 양 방문을 활짝 열고 마루에 앉아있던 큰아지매가 소향을 보았다.

-소향아! 너?-

입만 크게 벌리고 다음 말을 하지 못하는 큰아지매는 신도 신지 않고 돌계단을 달려 내려와 소향을 붙잡는다.

-괜찮냐? 괜찮아?-

-예, 괜찮아예. 그냥 넘어졌심더-

답하는 소향의 손에 들린 뚜껑 없는 주전자를 내려다보더니 얼굴에 화가 역력한 큰아지매는 무슨 말인가 하려다가 또 참는 듯하다. 그리고는 조용한 어조로

-부엌에 가서 물 떠놓고 목욕해라. 몸을 정갈히 해야 할 판에 오물 속에 들락거리고 이 꼴이 뭐냐? 내가 망 볼테니 걱정 말고 목욕해라 지금-

-괜찮아예. 그냥 세수만 하모 됩니더-

-소향아!-

날카롭게 부르는 큰아지매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 소향이 대답 대신 큰아지매의 얼굴을 바라보자

-너 몸은 너 몸이 아니고 우리 집안의 손을 키우는 몸이다. 알겠나? 앞으로는 절대로 일도 함부로 하지 말고 아무 데나 나다니는 일도 없도록 해라. 빨리 들어가 씻으래도?-

 

소향을 난감하게 하는 또 하나의 일이 있다. 바로 어제 저녁에도 알았지만 물독에 물이 밑바닥에 깔려있으니 몸을 씻을 만큼의 물도 없다. 보통 때라면 장서방이 물지게로 두어 번 길어다 부어 놓을 텐데 어제는 광수네 논에 제초한답시고 늦게 왔을 뿐만 아니라 태광이와 술도 한 잔 하는 바람에 물도 길어다 놓지 않았던 것이다.

 

-카모예. 지가 샘에 가서 물 좀 이고 오겠심더- 하고 정기 쪽으로 발을 옮기자 큰아지매의 목소리가 칼날처럼 허공을 가른다.

-물도 없냐? 장서방이 물도 안 길러 놓았냐? 이것들이!- 하고는 비로소 맨발인 것을 알았는지 얼른 마루위로 올라가서 손바닥으로 발을 털며

-세수라도 하고 옷부터 갈아입어라. 그리고 앞으로는 내 말 없이는 절대로 집밖에 나가지 마라. 일도 하지 말고! 알았지?-

-예-

대답을 안할 수 없는 소향은 일단 대답을 해놓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까 큰아지매가 한말이 자꾸 걸린다. 네 몸뚱아리는 우리 집안 손을 키우는 둥지라고. 그러니 너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   *   *

 

광수에미는 약속한 대로 육솟간 뒤편을 어슬렁거린다. 사람들 눈에라도 띌까 괜히 장사꾼들 사이를 한 바퀴 돌고는 또 뒤편을 엿보고 그렇게 하기를 한참이나 됐나? 저쪽에 모자를 푹 눌러쓴 남루한 차림의 남정네가 보이자 조심스레 그러나 재빠르게 걸음을 옮기던 광수에미는 몇 발작 걷다가 그 자가 오라버니라는 것을 알고 그 자리에 멈칫 선다. 그자도 광수네가 눈치를 챘다는 걸 알고는 뒤돌아서서 걷으며 따라오기를 기다린다. 시장터이지만 조금만 걸으니 감나무 잎이 무성한 깨밭이 나온다. 돌아서서 광수네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던 그 자는

-가왔나? 이기 마지막이다. 다시는 못 만날끼고- 모자를 얼마나 눌러썼는지 뭉그러진 코도 잘 안 보일 지경이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광수에미는 오라버니가 반가워서가 아니라 누가 볼 것이 두려워서다. 허리춤에서 돈다발을 꺼내 말없이 앞으로 내밀자 그자는 받아들고 두말없이 뒤돌아서는데 광수에미가 부른다. 

-그 창호아바이를…. 정말로 그랬십니꺼?-

오라버니라는 자는 몸을 완전히 돌리지도 않고 그대로 정지하고 말이 없다.

-인제 오데로 가실 겁니꺼?-

-내도 오데로 갈 낀지는 모리지만 우찌 됐던 여서는 더 이상 못 있을 성싶다. 우야든 잘 살아라. 죽어서나 볼란가? 간다-

잽싸게 움직이지만 몸의 어딘가가 편치 않은지 사지의 흔들림이 눈에 띠게 어색하다. 광수에미는 사라지는 오라버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럼 진정 이것이 살아서 마지막 이별인가 하고 생각하자 슬퍼진다. 

 

옷고름을 모아 눈물을 닦아내면서, 여기가 누구네 깨밭이지 하고 빨리 나갈 요량으로 치마를 걷어들고 깨를 피해 조심스레 발을 옮기는데 광수에미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감나무잎 사이로 아까부터 훔쳐보던 꾸루와이도 서서히 절룩거리는 발걸음을 뒤로 하고 있었다.

마을사람들 모두가 풀려났지만 자신만 보기 좋게 한 육 개월 살다나온 꾸루와이는 이틀 전에 출소했지만 마누라와 자식이 있는 마을에는 가지 않고 고팠던 술이나 퍼마실 요량으로 혹은 아직 마을에 갈만한 체면이 없거나 어찌 됐던 점촌과 함창을 맴돌고 있던 중 눈에 익은 아낙이, 바로 종가 둘째 며느리가 혼자 서성이던 것을 보았고 또 뭔가 어색한 행동이 승냥이 같은 그의 눈에 잡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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