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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노동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서 삶의 방식, 삶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
K와 H는 모두 성실하고 일 잘하는 나의 회사 동료다. H는 나이도 스물일곱 살밖에 안 되는 젊은 친구고, 회사에 다니면서 자격증 공부도 따로 부지런히 하고 있어서, 내년 즈음 이 회사에서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좋은 동료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비전이 있는 건 아니다. 내 경우엔 이직을 하려고 해도 서른아홉이라는 나이가 있어서 더 괜찮은 조건의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계속 일하고 있는 것뿐이다.
K는 말수도 많지 않고 우직한 소처럼 성실히 일하며 늘 씨익 웃던 동생이었다. 나이가 이제 서른한 살이다 보니 이직을 생각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금요일까지만 일하고 퇴사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라도 더 좋은 조건의 자리가 있다면 이직을 할 생각이 있는지라 K의 퇴사 소식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생각지도 못했던 동료가 갑자기 회사를 나간다고 하니 기운이 빠지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K와 어울리지 않는 영업 일을 한다니 상당히 놀랍다.
이번 유월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니 생계 부담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긴 하지만, 내가 일하는 곳이 젊은 친구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참고 다닐만한 회사가 아니라는 건 많이 씁쓸한 일이다.
그동안 K의 성실함 덕에 같이 일하기 수월했고, K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제 애인과도 연인이 아니라 부부로 살아가는 건 또 다른 시작일 것이고, 영업이라는 분야도 K에겐 쉽지 않은 새로운 영역일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회사에 다닐 때보단 삶이 낫지 않을까 하고 그의 행복을 빌어본다.
한편으로 K가 미래를 내다보면서 떠난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는, 앞으로도 계속 다녀야 하는 내 모습이 조금은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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