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선 다툼이 끊이지를 않고…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123화

김담 | 기사입력 2016/02/04 [20:42]

마을에선 다툼이 끊이지를 않고…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123화

김담 | 입력 : 2016/02/04 [20:42]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그러나 창호어마이한테는 그 자가 소향이 삼촌이건 저승사자건 지금 상관없다. 그저 악에 돋아 우겨보고 보는 것이다.

-카모, 소향이 삼촌캉 붙었나? 대갓집 며느리도 벌건 대낮에 밭에서 치마 올리는 거 보이 앵간히도 급했제?-

아예 기정사실처럼 지껄이는 창호어마이 입에서 침이 한 뼘 사이의 광수에미 얼굴에 튀어 묻는다. 둘 다 몸이 불어날 대로 불어난 여자들이다. 허리도 절구통 같고 팔뚝도 무 한 자루 같이 굵은 아지매 둘이 허리에 손을 묶고 매눈을 쏘아대다가 기어이 먼저 머리끄덩이를 움켜잡은 것은 붙어먹었다는 소리를 들은 광수에미다.

 

-이년이 주딩이라고…. 없는 말을 오데 함부로 하노? 니 오늘 죽어봐라-

우악스런 손에 머리를 잡힌 창호어마이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광수에미가 휘두르는 대로 끌려 다니다 기어이 땅바닥에 쓰러지지만 광수에미의 손은 잡은 창호어마이의 머리를 놓치 않고 얼굴에 푸른 독기를 품고 계속 짓이겨대고 밑에 깔린 창호네는 두 손을 잡힌 머리에 올린 채 같이 악을 쏟아내지만 무슨 말인지 서로 들리지도 않는다. 을순이 방문이 활짝 열린 채 방안에 있는 남정네들은 무슨 좋은 구경처럼 심지어 얼굴에 미소까지 지어대다가 구경을 하다가 땅에 넘어진 창호네 치마가 펄럭여 고쟁이가 보이거나 머리채를 휘둘러대는 광수에미의 저고리섭이 한 뼘이나 올라가 옆구리의 벌건 살점이 보이면 웃어대기까지 한다.

 

-아지매, 고마하소. 우리 술 떨어졌구만-

꾸루와이가 징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한다.

-누구캉 그렇고 그런 사이인지는 우리 분명히 따지고 넘어가야 안 됩니꺼? 그래도 양반 동네에서 그런 일을 기냥 넘어갈 수는 없지예! 안글십니꺼?-

이번에는 지우가 꾸루와이를 돌아보며 빈정거린다.

 

기운이 빠졌는지 광수에미가 황소처럼 더운 입김을 훅훅 불어대며 허리를 펴고 일어나는 바람에 창호네 머리가 광수에미의 손에서 풀려났다. 북데기 같이 얽히고설킨 머리가 얼굴을 온통 덮고 산발이 된 창호네가 치마를 걷고 머리를 뒤로 쓸어 올리며 두 손 두 발로 겨우 몸을 지탱하는가 싶더니 마치 승냥이가 먹잇감 채듯이 두 손을 허리에 두르고 잠시 숨을 고르던 광수에미를 바람같이 덮치고 머리채를 두꺼비 같은 손으로 움켜잡았다. 전세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다. 이번에는 광수에미가 정신없이 휘둘린다. 창호네도 불어난 몸집만큼이나 힘도 좋다. 뿐만 아니라 조금 전에 당한 일로 악이 머리꼭지까지 뻗힌 상황에 인정사정없이 광수에미의 머리를 대장간의 풀무질같이 흔들어댄다.

-이년이 사람 직이네. 사람 살려!-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보지만 머리를 잡힌 몸은 중심을 가눌 수가 없어 창호어마이가 맘껏 휘두르는 대로 역시 맘껏 휘둘린다.

 

주머니에 기분 좋은 지전이 숨도 안 쉬고 들어앉은 것에 한껏 기분이 좋은 태광은 휘파람까지 불어대며 송아지 세 마리를 끌고 장서방의 뒤를 따라온다. 가끔은 아직 코를 뚫지 않아 겨우 목에만 줄을 옭아맨 탓에 버팅기는 송아지가 끌기는 힘들기도 하지만 이것들이 노름 탓에 씌워진 허물도 같이 벗겨줄 것이라 믿으며 동네를 들어서서 샘가를 한 모퉁이 쯤 남겨놓은 곳에서 난데없는 비명을 듣는다.

잠시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보지만 간간히 들리는 탓에 뚜렷이 무슨 소리인지 누구 소린인지는 알 수가 없다.

 

장서방도 역시 무엇을 들었다는 듯 발을 멈추고 뒤돌아 태광을 보고는 도로 소를 몰고 가는데 한 발자국 걸을수록 더욱 뚜렷이 들린다. 의심할 것도 없이 광수에미의 목소리를 먼저 알아차린 태광이 그것이 창호네에서 들려온다는 불길함과 함께 손에 고삐를 잡고 있던 송아지도 내팽개치고 단숨에 삽작을 들어섰는데 눈에 보이는 꼴이 말이 아니다. 산발을 하고 창호어마이한테 질질 끌려서 땅을 헤매고 있는 마누라를 보고 눈이 뒤집힌 태광은 자초지종을 물을 필요도 없이 창호네를 주먹으로 후려쳐버린다. 태광이 집안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광수에미만 붙들고 늘어져있던 창호어마이는 뭔가 갑자기 얼굴 앞에서 번쩍하는 것을 느끼고는 고목나무 넘어지듯 큰대자로 마당에 나뒹굴고는 꿈적도 안한다. 장서방은 창호네로 후다닥 달려들어가는 태광을 보고 땅에서 해메는 광수에미를 보고 그리고 고삐가 놓아진 송아지들이 이리저리 뛰어 달아나는 것도 보았다. 물론 방안에서 문을 열어놓은 채 구경하고 있는 놈들도 한눈에 다 보았지만 지금은 달아나는 송아지를 수습해야 할 판이다.

 

끌고 오던 한 마리를 우선 삽작에 매놓고 달음질해 달아난 세 마리를 쫒아 오던 길을 뒤돌아 뛰어가는데 송아지들이 한 놈은 밭으로 또 한 놈은 골목으로 그리고 마지막 놈은 어디로 갔는지 이미 보이지도 않는다.

 

-이년아, 오늘 니 죽고 내 죽자!- 하고 언제 일어났는지 광수에미는 시체같이 모로 누워있는 창호어마이한테 달려든다. 태광은 순간 자신이 휘두른 주먹에 나가떨어진 창호네가 움직이지도 않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드는데 그 순간에 죽은 듯 누워있는 창호어마이를 덮치는 마누라를 보고는 이번에는 마누라의 목덜미를 움켜잡고 -나대지 말고 집에 가라!- 하고 한 손으로 마누라를 들어 올리자 그 육중한 광수에미도 목덜미가 잡혀서 그런지 대롱거리며 달려 올라온다.

분이 덜 풀린 광수에미는 마당에 널린 한 움큼의 머리카락을 보고는 도로 창호어마이한테 달려들려고 하자 태광이 호랑이 같은 눈으로 벼락같이 소릴 지른다.

-망할 년이 오데 동네에서 그것도 백주대낮에 싸움질하고 악을 쓰노? 집에 가라모 갈기지 여서 내 손에 죽을래?- 하자 광수에미도 아무 말 없이 머리만 쓸어 올리고 뒷걸음질을 치며 치마를 걷어잡고 가지만 입으로는 계속 무어라 내뱉는다.

 

태광은 방안에 들어앉아 있으면서도 싸움을 구경만 하고 있던 놈들이 더 밉다. 하지만 불과 수일 전에 자신도 저들과 한방에서 밤새워 노름을 한 것이 새삼 후회스럽다. 그래도 밉다.

-어이, 자네들은 사람이 싸움질을 하고 있는데도 구경만 하고 있나? 그기 사람 도린가? 한동네 살면서 그것도 집안이라고 하는 사람들끼리? 잘한다. 잘해- 하자 문지방에 비스듬히 기대있던 꾸루와이가 -어이, 태광이! 자네 말이 자나치다. 우리도 무슨 소리가 나서 막 문을 열고 내다보던 참이었는데, 뭐라고? 말 함부로 하지마라- 하고 게눈을 뜨고 태광을 보는데 다른 남정네 들은 다들 고개를 돌리고 아무 말도 없다.

 

상대하기도 싫고 더 이상 무어라 할 말이 없는 태광은 여전히 땅에 쓰러져있는 창호네를 보며 삽작을 빠져나오는데 속으로는 누군가 일으켜 세워 방으로 들여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든다. 그리고는 삽작에 매여있는 송아지를 보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든다.

송아지들! 눈을 크게 뜨고 골목을 둘러보는데 저위에서 장서방이 두 마리를 잡아끌고 내려온다. 태광이 헐레벌떡 뛰어가 고삐를 받아들고 -우째? 한 마리는 오데 갔소?- 묻는데 장서방도 숨이 목까지 차서 제대로 말을 못한다.

-놈이 얼마나 빠른지 도저히 잡을 수가 없구려. 손에는 두 마리가 들려있으니 쫒아갈 수도 없고. 헉헉- 하며 손으로는 함창 쪽을 가리킨다.

-퍼떡 집에다 매놓고 같이 가보입시더. 좀 있으모 날도 어두워질 낀데-

태광은 마음이 급하다. 땅에 늘어져있던 창호네 생각도, 머리가 산발이 되었던 마누라 생각도 까맣게 잊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진 지도 한참이나 된 후에 장서방과 태광은 송아지를 끌고 별채 태광의 집으로 돌아왔다. 함창쪽 논에서 어슬렁거리던 송아지는 다행히도 멀리 가지 않았지만 잡으려면 도망치고 또 잡으려면 내빼는 바람에 둘은 논에서 진땀을 뺀 후에야 겨우 고삐를 움켜잡을 수 있었다.

 

오늘은 광수에미가 종가에서 밥을 짓지 않았고 별채에서 저녁을 지어 소쿠리에 담아 이고 종가에 가서 상을 차려 대청에 올리고는 바쁜 일이 있어서 가봐야 된다는 말만 달랑 남기도 후다닥 종가를 벗어났다. 소향이에게도 정기에 밥이 있으니 찾아먹으라고 문밖에서만 말을 남겼다. 낮에 한바탕 싸움질한 덕에 얼굴이 할켜져 형편이 없고 머리는 버짐 파먹힌 것처럼 두 군데나 숟가락 크기만큼 뽑혀서 아무리 이리 쓸고 저리 쓸어 올려도 표시가 나서 종갓집 식구들에게 보이고 싶지가 않아서다.

 

호롱불을 켰지만 서리는 김 때문에 정기에서 상을 차리는 광수에미는 연신 허공에 팔을 휘 저어대며 상위에 이것저것 올리며 이리도 놓아보고 저리도 놓아보며 정성을 들인다. 오늘따라 서방을 위하는 마음이 새롭다. 불과 어제만 해도 꼴도 보기 싫었었는데 그래도 마누라 머리채 잡고 있는 여편네를 주먹으로 갈겨줄 줄은 몰랐었다. 보통의 남자들이 하는 짓이란 그저 피하는 게 전부다. 여자들 일에 나서는 꼴은 남자가 할 일이 아니라는 듯 못 본체 하거나 아니면 마누라를 닦달하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 서방은 달랐다. 그래서 비록 몸이 욱신거리지만 상도 정성껏 차린다.

 

-장씨 아저씨도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시고 가이소. 큰집에는 벌씨 저녁 다 자싰을 깁니더-

광수에미가 큰상을 마루에 올리고는 고무신을 벗고 다시 방으로 들이려는데 태광이 -놔둬라, 내가 들꾸마- 하고 번쩍 상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가면서 묵직한 상을 한번 훑어보는데 오랜만에 보는 진수성찬이다.

-장씨, 어서 들오소. 뭐하요?-

-아무리 그래도 흙은 털어야지. 방안을 온통 논으로 만들겠습니다- 하고 웃으며 가랑이를 털어대는 장서방 옆으로 광수에미는 또 작은 상을 들고 마루로 올라서며 -광수하고 재수는 오늘 내캉 묵자- 하고 상을 방 윗목에 놓는다. 정서방과 태광이 겸상하여 아랫목에 앉고 윗목에는 아들 둘과 광수에미가 앉아서 숟가락을 드는데 광수가 고개를 빼꼼히 빼고는 태광이 밥상을 보더니 -엄마야, 내는 아부지캉 무울란다- 하고 밥그릇을 들고 대답을 기다릴 것도 없이 태광의 상으로 옮겨 앉자 재수도 두말 않고 형을 따라 옮겨 앉는다.

 

-이것들아, 아부지 상에 너거가 와 대드노? 이리 안 오나!- 하자 장서방이 -그냥 두세요. 아, 지 아부지가 좋다고 같이 먹자는데. 그렇지?- 하며 아이들을 얼른다.

반찬이 훨씬 다르고 많게 올려진 태광의 상 옆에서 아이들이 허겁지겁 숟가락질을 하는 것을 장서방은 웃으며 쳐다보는데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광수야! 아지매!-

다 늦은 저녁에 놀자고 올 리도 없는데 창호 목소리가 분명한 것을 알아차린 광수는 밥을 한껏 물고는 방문을 열고 마당에 서있는 창호에게 볼멘소리로 무어라 한다. 그때 다짜고짜 방안에 있던 광수에미가 -니는 장갑 가왔나?- 하자 창호는 -언지예. 그건 지껍니더- 하고꿈쩍도 안하고 그대로 서있다.

-카모 와 왔노?- 하고 제법 앙칼지게 또 물어대는 광수에미다. 에미가 꼴불견이라 자식도 보기 싫은 양 막 대하는 것이다.

 

-엄마가 여서 밥 달라고 해서예-

꼿꼿하게 선 채로 꼬박꼬박 대답한다.

-뭐라고?-

숟가락을 상위에 탁 하고 놓는 것이 허파 뒤집어진다는 뜻이지만 차마 장서방 앞에서 이년저년 소리는 못하는 광수에미다.

-엄마는 아파서 밥 못한다고 여서 묵고오랍니더- 하더니 다짜고짜 신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와서 상 앞에 앉는다. 상황을 대충 눈치 챈 장서방이다. 태광이도 뭔가 안심이 된다. 송아지 때문에 정신줄을 놓은 채 어두울 때까지 혼비백산했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신의 주먹에 쓰러진 창호네가 어찌 됐나 하는 걱정이 들어앉아있었는데 창호가 엄마의 얘기를 전하는 것을 들으니 죽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가 된다. 장서방이 자신의 밥을 한 숟가락 크게 뜨고는 남은 밥그릇을 장성같이 상 앞에 앉아있는 창호에게 내주며 -자, 이거 먹어라. 나는 다 먹었다- 하자 광수에미가 -우짜자고 캅니꺼? 그 년이- 하더니 입을 꾹 다물어버린다.

 

창호는 덥석 밥그릇을 잡고 숟가락을 찾더니 광수 앞에 놓인 숟가락을 잡아들고 밥을 먹기 시작하자 광수에미는 기가 차다. 태광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밥그릇을 비우기에 바쁘고 장서방을 그런 상황을 물끄러미 보고는 상 뒤로 한발 물러나 -흘리지 말고 바짝 들어앉아 먹거라- 하고 창호의 엉덩이를 한번 툭 쳐준다.

 

원래 창호가 나이답지 않게 까졌다고들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목격하기는 광수에미도 처음이다. 광수와 한 학년이고 또래이다 보니 늘 붙어다니며 놀지만 광수는 어물하다고 알고있지만 그에 반해 누굴 닮았는지 창호는 약아빠지고 동급생을 후려 먹기도 잘한다. 재수도 창호를 힐끔힐끔 보아가며 압을 먹다가 -시야, 와, 시야는 우리 집에서 밥 묵노?- 한다. 창호는 밥을 오물거리다가 한 모금 삼킨 후에 -너거 아부지가 우리 엄마를 두들겨 패서 우리엄마는 아프다 아이가!- 하고 대수롭게 말한다. 장서방은 웃음이 나지만 참고 태광이 숟가락을 놓을 때까지 기다려주느라 고역이다.

 

-니, 그걸 말이라고 하나? 지금!-

광수에미가 소리를 빽 질러대며 나무라지만 창호는 여전히 밥 먹기에 태연하다.

-니 밥 다 묵었으면 우리 광수 장갑 가온나. 퍼떡!- 하고 다시 광수에미가 재촉한다.

-안 됩니더. 그건 때기하고 바꿔서 지껍니더- 하고 단호히 창호가 말한다. 그러자 재수가 끼어든다.

-맞다. 내도 봤다. 시야가 창호 시야하고 바꿨붓다- 하고 편을 들자 기가 찬 광수에미는 한 팔 건너에 있던 광수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는다. 머리통을 얻어맞은 광수는 재수를 흘겨보지만 그것뿐이다. 나중에 보자는 것이다. 태광이 다 먹고 나서 물그릇을 비우더니 장서방에게 한마디 한다.

 

-장씨, 장씨도 오늘 자네 집에 있던 놈들 봤제?- 하고 창호를 눈으로 가리킨다.

-예, 한방 그득하게 있던데. 요새도 그렇게 모이는 모양이지요?-

태광은 지그시 입을 다물더니 느릿하게 말을 이어간다.

-그놈들은 송아지도 없고 암 것도 없다. 구호양식도 없다. 광수니도 내 말 알아들었제?- 하고 마누라를 향해 호랑이 같은 눈을 뜨자 금방 광수에미도 알아듣는다. 겨울날 양식을 꾸어주기로 결정한 종가의 뜻을 노름방에 있던 자들에게는 예외로 한다는 것이다. 장서방은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있다가 태광이 담배를 빼물고 길게 연기를 내뿜자 일어서며 -그래도 그렇게 하시는 것은 오히려 원성을 살 수 있을 겁니다- 한다.

태광은 미운 놈들에게 가진 자의 권리와 권력을 행사하고자 하는데 그것이 무슨 원성살 일이냐는 듯 이맛살을 찌푸리며 -동네일에 협조도 않고 사람같이 도리도 않는 놈들한테 우리가 뭘 해줄 일이 있다고?-

 

장서방은 답답한 방안이 싫다. 그리고 사지가 쑤시니 빨리 방안에 가서 드러눕고만 싶다. 문을 나서며 -때로는 당근도 말을 다룰 때는 필요하답니다. 채찍으로만 달련된 말은 사납기만 하지만 당근을 먹고 훈련된 말은 온순합니다. 광수아부지도 생각해보시지요- 하고 방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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