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광산노동자 출신의 흑인 여성 부통령 탄생!

존엄과 다양성이 지켜지는 평등한 사회로…좌파 정권에 큰 기대

이와마 카스미 | 기사입력 2022/08/08 [18:00]

콜롬비아, 광산노동자 출신의 흑인 여성 부통령 탄생!

존엄과 다양성이 지켜지는 평등한 사회로…좌파 정권에 큰 기대

이와마 카스미 | 입력 : 2022/08/08 [18:00]

콜롬비아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초의 좌파 정권이 탄생했으며,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이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남미 에콰도르로 이주해 살면서, 현지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운동에 대해 알렸던(관련 기사: ‘임신중지 접근성은 인권’ 에콰도르의 페미니스트들 https://ildaro.com/9339) 아티스트 이와마 카스미 씨가 이웃나라 콜롬비아 소식을 전한다. [편집자 주]

 

광산노동자, 가사도우미 출신의 흑인 여성 변호사

 

올해 5월, 콜롬비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었다. 콜롬비아의 대통령 선거는 2회 투표제로, 첫 투표 결과 상위 2인이 최종투표로 겨루는 시스템이다.

 

첫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당선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구스타보 페트로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이가 프란시아 마르케스라는 흑인 여성이다.

 

콜롬비아 남서부의 카우카주 출신인 프란시아 마르케스는 활동가이자 광산노동자, 농업인, 가사도우미 등으로 일하면서 공부하며 자신이 사는 지역 커뮤니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한 끝에 변호사가 된 인물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활동가로서 자신의 지역을 지키기 위해 환경과 인권 사안에서 맞서 싸워 수많은 성과를 내었고, 콜롬비아의 ‘인권옹호상’ 등의 표창 경력도 있어 지역사회에서 지명도도, 인기도 높았다.

 

▲ 당선 직후 연설하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 오른쪽 두 번째가 프란시아 마르케스 차기 부통령이다.   ©이와마 카스미

 

이번 선거에서 내건 슬로건은 존엄이 지켜지는 풍요로운 인생을 뜻하는 용어인 ‘Vivir sabroso’. 직역하면 ‘즐겁게 살자’라는 의미이다. 마르케스 씨가 활동하는 지역의 아프로계 커뮤니티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콜롬비아는 지금까지 친미 성향의 우파 정권이 오래 지속되었고, 현재 높은 실업률과 빈부격차 등 여러 사회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한 선거 영상에서 마르케스 씨는 “현재의 상황이 달라지길 원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에 투표를!”이라고 말하며, 정계에서 이단아로 불리던 좌파 후보인 페트로 씨와 자신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6월 19일에 치러진 최종투표 결과, 페트로-마르케스 씨가 보란 듯이 당선! 콜롬비아 첫 좌파 정권, 그리고 콜롬비아 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 탄생했다.

 

격차와 갈등을 줄이자, 연대의 정치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콜롬비아의 정치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콜롬비아의 페미니스트이자 문화 커뮤니티 조직가인 카롤리나 드레드 로사노 씨에게 물었다.

 

“정치를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 길고 험한 길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희망을 주었습니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역사적인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전진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나라는 그것을 요구해온 지역 사람들과 커뮤니티가 계속해서 전망을 제시하고 다 같이 협력해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환경보호 활동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앤지 바네시카 씨의 의견도 들어보았다.

 

“지금까지 있었던 분쟁(50년 이상 계속된 내전이 2016년에 비로소 평화적으로 종결되었다) 피해자들과의 화해와 평화를 요구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분쟁의 피해자에는 자연환경도 포함됩니다. 도시와 지역 간의 연대를 만들 때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몇 세대에 걸쳐 꿈꾸어온 나라를 만들 때입니다. 그것은 기쁨, 존엄, 다양성, 그리고 사랑으로 넘치고 공정한 나라입니다.”

 

이들의 말에서는 기대했던 정권이 탄생했지만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함께, 시민들의 힘으로 사회를 바꿔나감으로써 바라던 미래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고주영 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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