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기다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도 올까요?”

자립준비청년들과 〈원트〉의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

박주연 | 기사입력 2022/09/18 [18:58]

“내일이 기다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도 올까요?”

자립준비청년들과 〈원트〉의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

박주연 | 입력 : 2022/09/18 [18:58]

지난 여름, 연이어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고인들이 보육원 등 아동보호시설을 퇴소한 이후,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우울증 등으로 힘들어 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그리고 문득, 7인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쓴 책 『내일이 기다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도 올까요?』가 떠올랐다.

 

에세이, 산문 시 등의 글들이 실린 『내일이 기다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도 올까요?』는 글쓰기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원트〉의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 일환으로 탄생했다.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세 챕터엔 자립준비청년들의 과거부터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떤 꿈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차곡차곡 담겨있다.

 

▲ 원트의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이 함께 찍은 사진. (제공: 원트)

 

서울 연희동 〈원트〉 사무실에서 임솔빈 대표와 최문영 이사 그리고 이 책의 필자 중 한 명인 아린 작가를 만났다.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 이야기와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을 들으며, 우리 사회에서 이들이 사라지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원트〉는 그냥 출판사 같진 않은데요. 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임솔빈 대표(이하 솔빈): 원트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매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쓰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독립 출판도 하고요.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예전에 영어 학원에 다닐 일이 있었는데, 작문 시간에 사람들이 자기 소개를 잘 못 쓰더라고요. 그걸 보며 ‘자기 이야기를 쓰는 글쓰기 모임’을 해봐야겠다 생각해서 시작하게 된 게 원트에요. 벌써 7년이 됐네요.

 

-『내일이 기다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도 올까요?』 책이 ‘What a nice tomorrow’라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알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건가요?

 

최문영 이사(이하 문영): 작년에 사무실 공간이 생겼는데, 공간이 마련된 만큼 뜻 깊은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찾다가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공모에 지원하면서 지원금을 받게 되었죠.

 

솔빈: 그 즈음에 원트에서 활동하는 한 작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그 분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생이 있는데, 그 사람이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이며 심지어 자신의 수익 대부분을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관련 단체에 기부하고 봉사 활동도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하더라고요. 이야기를 접하며 당사자들끼리 이렇게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자 한 거죠.

 

-아린 작가님은 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아린: 전 기록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어느 날 자립준비청년과 관련된 SNS 채널을 보다가 원트에서 만든 홍보물을 보게 됐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기록도 할 수 있고, 나와 비슷한 사람도 만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아무래도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화도 잘될 것 같았거든요.

 

사실 이 프로젝트 참여하겠다고 신청하는 메일을 보낼 때 친구와 여행 중이었어요. 근데 그 친구는 제가 자립준비청년이라는 걸 몰랐거든요. (친구 몰래) 노트북 켜서 재빨리 신청서를 써서 보냈던 기억이 나요. 몇 분만에 바로 답장이 왔던 것도요. 따뜻한 말들이 담긴 답장을 읽으면서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솔빈: 원래는 조금 더 연령이 어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할 계획이었어요. 그들에게 그래도 괜찮은 세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처참히 실패했죠. 아직 마음을 열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청년 층을 대상으로 하게 되었는데, 신청해주신 분들이 다들 정성 가득한 신청서를 써 주셨더라고요. ‘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지’에 대해서요. 누구라도 그걸 봤다면 답장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 원트 임솔빈 대표, 최문영 이사, 책 『내일이 기다려지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도 올까요?』 그리고 아린 작가를 대신한 꽃.(왼쪽 상단에서 시계 방향) (제공: 원트)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솔빈: 다들 20대였어요. 아린 작가님처럼 대학생인 분들도 있고, 취업준비생이거나 인턴을 하는 중인 분, 회사원들도 있었고요. 자립준비청년 안에서도 환경이 다양해요. 보육시설에서 자란 경우가 있고 그룹홈, 가정위탁 등의 경우도 있고요.

 

-프로젝트 진행 과정도 궁금하네요.

 

솔빈: 작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3개월 정도 함께 했어요. 물론 저와 문영 이사는 그 전부터 준비하긴 했지만은요. 출판물을 내는 게 목표이긴 했지만, ‘책이 나온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참여자들이 함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과정이 되길 바랬어요. 그래서 글쓰기만 한 게 아니라 그림도 그리고, 영화 보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함께 했죠. 서로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길 바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길 바랬거든요. 그래서 글쓰기는 숙제로 내주고, 만나선 많이 놀았어요.(웃음)

 

-여러모로 재미있는 과정이었을 것 같은데, 아린 작가님이 참여 후기를 밝힌다면요?

 

아린: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사람조차도 마음을 열게끔 활동을 구성해준 것 같아요. 단순히 '힘든 거 얘기해 봐. 뭐가 힘든데?' 묻는 게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쓰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스스로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어요. 일상에서는 내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원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 나 자신에게 솔직해 지고 집중하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원트에서의 하루가 참 소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요즘 느끼고 있는 게 뭐냐면, 원트가 변화의 시작점을 만들어줬다는 거에요. 내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졌거든요, 글을 쓰는 과정 속에서도요. 예전엔 글 쓸 때 다른 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맘으로 쓰기도 하고, 사건 위주로만 쓰고 감정을 솔직하게 담지 못했는데, 이젠 감정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쓰려고 하고 있어요. 또 주변 친구들도 저보고 “바뀌었다”는 말을 하고요. 예전엔 사람들 만나는 걸 꺼려했거든요. 내 이야기도 거의 안 했고요. 근데 이젠 내가 먼저 내 이야기를 하니까 친구들이 이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보인대요.

 

솔빈: 프로젝트 참여한 작가님들이 이런 이야기하면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저 또한 굉장히 많이 배웠거든요. 무엇보다도 ‘원트가 가고자 하는 길,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드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종종 동네 주민 분들이 오가면서 사무실에 들어와 이야기를 나눠주시는데, 며칠 전 한 할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누구나 흠집이 있는 삶을 산다. 그걸 두고 누가 더 슬프고 아픈가 드러내기보다, 그걸 어떻게 함께 보듬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한 과제다”라고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걸 여실히 느꼈던 것 같아요.

 

문영: 저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크게 느꼈던 건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하지 않구나. 함께 할 때가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거에요.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게 된 인연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솔직하게 열고 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힘이 된다는 걸 많이 배웠어요.

 

▲ ‘What a nice tomorrow’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이 함께 그린 그림이 원트 사무실에 놓여 있다.  ©일다

 

-프로젝트 과정이 그렇게 좋았기 때문에 책이 좋은 결과물로 나온 것 같네요. 저도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부분을 배웠어요. 흔히 보호아동이라고 하면 보육원에 있는 아동만 생각하게 되는데 여러 형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보호종료아동 혹은 자립준비청년이라는 말 자체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여전히 많은 것 같더라고요.

 

아린: ‘보호종료아동’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는 걸로 알아요. 보호종료라고 하니까, 소년원 같은 곳에 있다가 나온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더라고요. 작년에 명칭이 ‘자립준비청년’으로 바뀐 이유 중 하나가 그런 오해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어쨌든 그렇게 명칭도 바뀌고 제도의 변화도 생기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은 것 같아요. 자립준비청년이라고 말하면 부모 없이 자랐으니까 결핍된 게 많다고 생각해서 긍정적인 기대를 안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물론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의 죽음들 이후에 지원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더 나오긴 했고요. 전 자립정착금 500만원을 받았는데, 이젠 1,500만원으로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변화가 있는 건 다행이죠.

 

-특히 어떤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아린: 크게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동체 형성’과 ‘심리적 지원’이요. 물론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죠. 하지만 심리적 지원도 빼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경제적 지원이 늘어가고 있어도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만18세가 되어 사회에 나와 자립하는 시점에서 자립준비청년에게 남아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스스로 개척해야 하죠. 무엇이든 혼자서 알아가고, 배워가고, 경험해야 해요. 지금 버티느냐 버티지 못하느냐가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하죠. 저도 자립을 시작했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연락할 사람도 없고,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 하나 없더라고요. 내 감정을 보살필 틈도 없이 그냥 살기 위해 버텨나가는 삶이었어요.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서 정착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도록이요. 함께 대화할 이들이 생기고, 연휴가 되면 함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친구가 생기고, 궁금한 게 생기면 질문을 할 수 있는 어른과 멘토가 생길 수 있도록. 사회 내 공동체가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의 삶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 채, 먹고 살기 위해 살아가는 청년이 정말 많거든요. 자립준비청년에 국한되는 내용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공간, 그리고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솔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자립정착금 500만원이라는 것도 너무 적은 금액이잖아요. 이 돈으로 사회로 나가면 살 곳 하나도 못 구하는데요. 그리고 이 청년들이 자립생활에 대한 교육도 받지 않고 사회로 나오더라고요. 정착금을 준비 없이 쓰다 보니까 정말 써야 할 때 못 쓰게 되고요.

 

-자립정착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 따로 없는 건가요?

 

아린: 보육시설마다 다르긴 한데, 제가 있었던 곳에선 500만원으로 어떤 걸 할지 계획서를 쓰는 시간이 있긴 했어요. 다만 이런 게 굉장히 형식적이라는 거죠. 시설에서 이뤄지는 경제교육, 자립교육, 성교육 등이 거의 다 형식적인 거라서….

 

-심리적 지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는데,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게 ‘외로움’은 정말 큰 이슈인 것 같아요.

 

아린: 5평짜리 집에 혼자 살았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혼자 있다 보니까 ‘이렇게 살아가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었어요. 자립지원청년들 대상의 심리 상담 지원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거든요. 그리고 사실 지원을 통한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갈 수 있는 정도면, 그나마 괜찮은 상태인거에요. 정말 고립된 사람들은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정말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솔빈: 전 보호아동은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 가정폭력 등으로 힘든 상황이 있었어요. 돌이켜 보면 그 때 저한텐 좋은 어른들이 있었더라고요. 삶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요. 그게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국가나 사회에서 이런 걸 시스템화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도 자립준비청년들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가 있긴 한데요, 그걸로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죠?

 

아린: 보육시설이나 그룹홈에 있는 경우엔 사회복지사나 자립지원 전담기관에서 도움을 주긴 하는데, 가정위탁의 경우엔 그런 정보가 잘 가닿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자신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요.

 

솔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님 중에 한 분도 굉장히 뒤늦게 자신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보호아동’이었다는 걸 알았대요. 친척 집에서 지냈는데 아무도 보호아동이라는 걸 알려주지 않았던 거에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관련 지원을 전혀 못 받았다고…. 또 어떤 가정위탁의 경우엔 ‘보호자’라는 사람이 지원금을 다 먹어버리기도 하는 등 악용 사례도 있다고 들었어요.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다 케어되진 않는 것 같아요.

 

▲ 원트 사무실 공간 모습,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적힌 포스터가 보인다.  © 일다

 

-자립준비청년들을 둘러싼 환경이 나아지려면, 일반 시민들의 역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솔빈: 무엇보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인지가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 프로젝트 진행할 때 주변에서 ‘보호종료아동이 뭐냐, 자립준비청년이 뭐냐’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말인거죠. 자립준비청년들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 그런 부분도 전혀 모르고요. 이런 것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어요.

 

문영: 자립준비청년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것뿐이지 사실 같은 사람이잖아요. 누구에게나 결핍이 있고, 아픔이 있고요. 나와 다르다고 구분 짓지 말고,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아린: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함께 소통하고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원트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영향으로 제 인생을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려고 노력하게 됐거든요.

 

-앞으로 세 분이 또 어떤 걸 해나갈지 기대되는데요. 어떤 내일을 꿈꾸시나요?

 

문영: 얼마 전에 강연을 들었는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판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회사가 있더라고요. ‘닷’이라는 곳인데요. 그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각장애인 분들과 글쓰기 수업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솔빈: 앞으로도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고, 본인의 어떤 결핍 때문에 한계를 규정하지 않도록 하는 활동을 해나가고 싶어요. 원트도 더 많이 알리고 싶고요.

 

아린: 대학에서 부전공이 ‘도시계획’인데, 공간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공간이라는 게 사람한테 정말 큰 영향을 끼치거든요. 저한테도 그랬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건축 디자이너가 되든, 예술 산업 관련한 기획자가 되든, 그런 걸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사랑할 수 있게, 더 나아가 공간을 통해 삶이 변화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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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쩍새 2022/09/24 [12:07] 수정 | 삭제
  • 의지할 곳 없는 아동들을 보살펴 의젓한 사회인으로 발돋음하도록 보호정책을 펼 것이면 자립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움을 주지 않구선, 보호시설에서 내보내야 할 나이만 채운다는 식으로 그들을 보살피다 보니 결국은 몇 년간 아동들을 보호해 키운 보람도 없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죽음으로 내몰리는 안타까운 현실. 보호시설에서 내보내는 나이를 채우는 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그들이 온전히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두꺼비 2022/09/20 [19:16] 수정 | 삭제
  • 최문영 이사님의 멘트였나요. 인터뷰 보면서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문득 엄마한테 들은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나오는 순간 느끼는 것이 두려움이나 외로움이 아니라 도전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세상의 많은 어른들이 사회적 가족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핏줄만 소중하게 여기지 말구요.. 개인의 선의에만 기대지 말고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 sunah 2022/09/19 [14:52] 수정 | 삭제
  • 기사 잘 읽었습니다. 책도 읽어볼게요.. 애낳으라고 그렇게 출산장려하는 국가가 미혼모나 자립준비청년들의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는 걸 보면 진짜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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