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베이팅’만 하는 케이팝에 퀴어아이돌이 나타났다!

[박주연 기자의 사심 있는 인터뷰] 퀴어아이돌 유닛 QI.X

박주연 | 기사입력 2022/12/30 [18:03]

‘퀴어베이팅’만 하는 케이팝에 퀴어아이돌이 나타났다!

[박주연 기자의 사심 있는 인터뷰] 퀴어아이돌 유닛 QI.X

박주연 | 입력 : 2022/12/30 [18:03]

케이팝(K-pop)이라는 말은 해외에서도 통하는 글로벌한 명사가 됐다. 전세계에 케이팝 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케이팝을 즐기는 이들은 엄청나게 많고, 해외 타깃의 케이팝 아이돌이 탄생할 정도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르고, MTV VMA(비디오 뮤직 어워즈), 어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등에서 상도 받게 됐다. ‘한국의 파워’를 알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는 케이팝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케이팝이 ‘퀴어’와 많은 연관이 있다는 건, 한국에서 거의 이야기되지 않는다. 케이팝이 얼마나 오랫동안 퀴어베이팅(Queer Baiting; 미디어에서 서브 텍스트를 통해 퀴어를 재현하는 듯한 행위를 내비치며 퀴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낚지만, 실제로 퀴어를 재현하는 건 아니어서 일반 대중의 불편함이나 동성애혐오 세력의 비난은 피하는 것)을 해 왔는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얼마나 많은 퀴어들이 케이팝과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해 왔는지, 왜 케이팝 아이돌이 퀴어하게 해석되는지 등등. 이러한 논의는 퀴어 팬덤 내에서만 돌고 돈다.

 

케이팝 아이돌을 오랫동안 사랑하며 입덕과 (아이돌이 아닌 케이팝 산업에) 탈덕을 반복, 케이팝과 애증의 관계를 맺어온 사람으로서, 언젠가부터 ‘정말 퀴어한 케이팝 아이돌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퀴어함으로 착즙해 내는 게 아닌, 그냥 그대로 퀴어함을 듬뿍, 물씬 느낄 수 있는 그런 아이돌.

 

▲ QI.X 프로필 사진 중. 왼쪽부터 유라, 맥, 프린, 지국 (제공: QI.X)

 

살다 보면 그런 소원도 이뤄지는 것일까? 지난 11월 19일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에서 주최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에서 퀴어아이돌 QI.X(큐아이엑스)의 데뷔 무대를 보게 됐다. 자신들의 노래 “Sky”(작사·작곡 박지연, 주디 전)와 “Lights up”(작사·작곡 박지연)을 공개한 이들은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라이브로 노래와 춤을 소화했다. 앞으로의 무대와 활동이 기대되는 데뷔였다.

 

지난 10일, 데뷔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신인 케이팝 아이돌 QI.X가 두 번째 공연을 예정한 이태원 레스보스를 찾아갔다. 공연을 앞둔 QI.X와 인터뷰하고, 공연까지 지켜봤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장소 안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QI.X의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 한 구석이 뭉클해졌다. 말마따나 ‘내 새끼도 아닌데 뿌듯한 이 기분’. 케이팝 1세대부터 팠던 케이팝 고인물에게 마침내, 퀴어하게 덕질할 아이돌이 나타났다.

 

-퀴어아이돌 QI.X 멤버들은 과연 뭘 하던 사람일까 궁금했어요. 각자 소개 부탁 드려요.

 

지국: 지국이라고 하고, 개인적으로 음악, 드랙, 사진, 글 등의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작업을 해 오고 있어요. 가장 못난 것들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다양한 생명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 주요한 작업으로 삼고 있어요.

 

유라: 유라입니다. 연기를 전공했는데, 전통 예술에도 관심이 많고, 음악이나 움직임에도 관심이 많아요. 복합예술을 나만의 색깔로 만들어 가고 싶어서, 연구하고 탐구해 가는 사람입니다.

 

: 맥이고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일하고 있고, 트랜스젠더 인권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어요. 원래 전혀 다른 일을 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까 활동가인데 아이돌이 됐더라고요?(웃음)

 

프린: 프린이고, 케이팝 춤에 관심이 많아서, 퀴어 커뮤니티 내에서 케이팝 춤을 추고 있어요. 춤 추는 사람이라는 게 스스로에게 가장 큰 정체성인 것 같아요. 춤 말고도 다양한 예술에 관심이 있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싶어요.

 

-다들 20대인거죠?

 

프린: 네, 다 20대에요.

 

▲ 12월 10일 서울 이태원 레스보스에서의 공연 전 리허설 모습 ©일다

 

-여러분들이 바로 그 ‘Z세대’군요?(웃음) QI.X는 퀴어 정체성을 밝히고 있잖아요.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정체화하고 있나요?

 

지국: 성별 정체성은 젠더플루이드(Gender Fluid) 논바이너리(Non-binary) 트랜스남성이고, 가끔 젠더리스(Genderless)이기도 해요. 성적 지향은 팬콰로맨틱(Pan-Quoiromantic; 모든 성별에 로맨틱 끌림이 있지만 플라토닉과 로맨틱을 구별하지 않음) 그레이팬섹슈얼(Gray-Pansexual; 모든 성별에 성적 끌림이 있지만, 가끔 혹은 희미하게 끌림이 있음)이에요.

 

유라: 전 항상 퀘스쳐닝(성정체성을 계속 탐험하는 중) 상태인 것 같아요. 라벨링(Labeling, 이름 붙이기)에 대해서도, 그냥 ‘맘대로 해라. 네가 보고 싶은 대로 봐라’ 이런 느낌? 나 Z세대가 아닌가?(웃음)

 

지국: 그게 요즘 트렌드에요. 그냥 나는 나다.

 

유라: 자고 일어났을 때 어제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굳이 라벨링하지 않는 걸 선택하는 거 같아요. 정체성이라는 게 복잡하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보는 사람 맘대로 생각해도 됩니다.(웃음)

 

: 전 반대로, 맘대로 생각 안 했음 좋겠어요.(웃음) 당연하게 제가 ‘여성’으로 패싱(passing)되는 게 싫거든요. 스스로는 젠더퀴어로 정체화하고 있는데, 누가 날 특정 성별로 받아들이는 게 싫은 거 같아요. 난 어떤 성별도 아닌데, 그냥 나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팬로맨틱, 유교섹슈얼입니다.(웃음) 근데 요즘엔 라벨링이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해요. 어떤 것도 날 정확히 정의해 주지 못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프린: 오랜 고민의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하고 있어요. 좀 넓은 범위에 두고 계속 탐구하며 그 안에서 가능성을 찾아나가는 중이에요.

 

-QI.X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프린: QI와 X를 따로 두고 볼 수 있는데요. 일단 QI가 퀴어 아이돌(Queer Idol)의 줄임말이고, X는 QI라는 시스템 안에 다양한 유닛이 생길 수 있다는 확장의 가능성을 담아서 붙인 거에요.

 

: X엔 불특정함이라는 의미도 담겨있어요. ‘알 수 없는 무언가’라는 의미도 있고요.

 

▲ QI.X의 유튜브 영상 중 ‘프린 특파원이 담아온 QIX의 첫 연습 비하인드’ 모습 (출처: https://youtu.be/XgKf7tN4kig)

 

-QI.X가 만들어 진 과정이 궁금한데요. 프로듀서인 지연과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캐스팅 비화?!가 듣고 싶어요.

 

프린: QI.X 프로듀서 지연이 2021년에 진행한 ‘QT 송캠프’(퀴어,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등으로 정체화하는 한국의 성소수자들이 함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프로젝트. 관련기사: 대중음악도 이제 ‘다른 음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https://ildaro.com/8822)에 참여했어요. 음악에 관심 있는 퀴어들이랑 곡을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그걸 정기적이고 장기적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러다 지연이 퀴어아이돌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됐고, “나를 영입하라!!” 적극적으로 어필했죠. 케이팝을 좋아하는데다 춤도 춰오고 있었으니까, 난 퀴어아이돌이 될 준비가 됐다고요.(웃음) 그렇게 열심히 “픽 미!(Pick me)”를 외친 결과 캐스팅이 되었어요.

 

: 원래 프린이랑 알던 사이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프린을 마주쳤어요. 그 때 프린이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카페에 갔는데 갑자기 “자네 아이돌이 될 생각이 있나?”(웃음) 정말 갑자기요. 근데,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웃음)

 

유라: 아니, 다들 퀴어아이돌이 뭐하는지 알고 들어온 거에요?(웃음) 친구를 통해서 지연을 알게 됐는데, 약간 고백?! 같은 걸 받았어요. “퀴어아이돌이 되어줘”라고. 제가 자기가 꿈에 그리던 퀴어아이돌이래요. 일단 “고마워”라고 했는데 퀴어아이돌이면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지연이 좋은 사람이니까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지 하고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발로 뛰는 아이돌이더라고요?(웃음)

 

지국: 어느 날 모르는 사람한테서 SNS로 메시지가 온 거에요. 친구를 통해 절 알게 됐다며, 갑자기 퀴어아이돌이 될 생각이 있냐고.(웃음) 그렇게 연락을 한 사람이 지연이었고, 전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단톡방에 초대되었는데, 이미 프린, 맥, 유라가 있었어요. 이런 게 스카우트이구나 싶었죠.(웃음)

 

-갑작스럽게 퀴어아이돌이 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거 치곤 다들 바로 “예스”를 외쳤네요? 원래 케이팝이나 케이팝 아이돌에 관심이 있었던 건가요?

 

프린: 케이팝 자체를 정말 좋아해요. 인생의 반 이상이 케이팝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될 만큼이요. 예전엔 케이팝 아이돌도 되고 싶었죠. 그치만 (지금의 케이팝 산업이) 논바이너리인 제 정체성을 그대로 담아낼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게 너무 명확했기 때문에, ‘하고 싶지만 못하겠다’고 단념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기회를 잡은 거죠.

 

: 어렸을 때 남자아이돌인 ‘인피니트’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너무 충격적이게도! 남돌을 할 수 없잖아요? 그 땐 ‘왜 그게 안 돼지?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제가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럼 엠버(아이돌 그룹 f(x) 멤버)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다른 사람이 안 시켜 주는 건 둘째 치고 내가 부치(Butch)가 아니더라고요.(웃음) 춤추고 노래하는 거 말고도 더 많은 걸 하고 싶어서 뮤지컬을 전공했는데, 거기도 외모에 대한 압박이 있고 노동 착취가 있더라고요. 케이팝 산업도 그렇잖아요? 그런 점에서 전 활동가이자 아이돌이니까, 투쟁하는 아이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중년남성 중심의 케이팝 산업 규탄한다! 싸우자!! (웃음)

 

유라: 어렸을 때부터 케이팝에 노출이 많이 되어 있었어요. 초등학교 땐 아이돌 오디션도 보러 다녔거든요. 다들 아이돌이 꿈이어서, 경쟁도 심했죠. 결국 전 케이팝 산업에서 배제되고 탈락된 사람이에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케이팝이라는 게 나랑 안 맞는구나. 나의 외모와 몸과 안 맞는구나’ 싶은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것 때문에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로 외모 콤플렉스도 있었고요.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성형 권유를 많이 받았어요. 대학에서도 친구들이 하나둘 외모에 어떤 변화를 주는 게 보이죠.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한동안 아이돌 영상도 안 보고 케이팝도 안 들었어요. 근데 지금 아이돌을 한다니, 모순적이죠?(웃음) 오히려 이렇게 아이돌을 하게 되니까, 예전에 느꼈던 한계 같은 걸 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퀴어한 아이돌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도 너무 좋고요.

 

지국: 저도 초등학교 때 아이돌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아이돌도 되게 좋아해서,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도 모으고 이미지도 만들고 하면서 포토샵이 늘었거든요.(웃음) 노래도 많이 따라 불러서 노래 실력도 늘었고. 제주에 살았는데 아이돌 보려고 서울까지 가야 했어요. 엄마가 전교 5등 안에 들면 보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했죠. 아이돌 덕질하면서 무조건적인 사랑도 배웠고.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러다 최애 아이돌이 해체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고 탈덕한 뒤론 케이팝을 정말 안 들었어요. 그랬는데 지금 이렇게 아이돌을 하게 되다니,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 QI.X 프로필 사진 중. 왼쪽부터 유라, 맥, 지국, 프린 (제공: QI.X)

 

-케이팝 산업의 문제점을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지만, 특히 퀴어 당사자 입장에서 봤을 때 그들이 퀴어함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제대로 드러낸 적이 없다는 점이 괘씸해요. QI.X도 그런 문제의식이 있을 것 같아요, ‘퀴어아이돌’로서 하고 싶은 것도 있을 테고요.

 

프린: 저흰 퀴어아이돌로서 당사자성을 가지고 있고, 퍼포먼스나 노래의 가사, 앞으로 만들게 될 뮤직비디오 등에서 퀴어함을 드러낼 생각이에요. 동시대 퀴어로서 고민할 거고, 그런 것들을 담았다고 이야기할 거고요. 그런 점이 가장 큰 차이겠죠. 또 케이팝 산업은 굉장히 수직적인 관계에 있고, 아이돌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QI.X는 그런 프로덕션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도 가능할 거고요.

 

퀴어아이돌로서 하고 싶은 것도 있는데, 일단 하나는 기존의 케이팝 노래 중에 (퀴어함을 이용하기만 해서) 괘씸죄 혐의가 있는 곡들을 커버하고 싶어요. 퀴어아이돌로서, 우리의 목소리로 그런 노래를 부르면 좀 의미가 다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 계속 퀴어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퀴어라고 해서 꼭 그 정체성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들을 담아도 그 안에 퀴어함이 묻어나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때려넣은 퍼포먼스도 해 보고 싶어요.

 

: 퀴어아이돌이 어떤 길을 가야 할 지에 대해선 아직 미지수인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계속 고민 중이에요. 다만, 이미 했다고 생각하는 건 있어요. 이렇게 데뷔한 것 자체요! 아이돌 시장에서 탈락한 사람이었던 내가, 나의 모습을 바꾸지 않은 채 이렇게 케이팝 아이돌로 데뷔했고,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퀴어아이돌로서 어떤 역할을 했다고 봐요. 뮤지컬을 할 때도 ‘넌 어떤 이미지니까 어떤 역은 못해’라면서 못하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그런 제약 없이,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는 거죠.

 

유라: 바닥을 기는 섹시한 춤을 춰보고 싶어요.(웃음) 살면서 아무도 나한테 그걸 시켜주지 않더라고요? 난 너무 해 보고 싶었는데, ‘넌 좀 보이쉬하니까’ 라면서 선을 그어버리는 거죠. 유치원 때도 저한텐 보이쉬한 춤을 추는 그룹에 넣어버려서, 하기 싫다고 울었는데 오히려 선생님한테 혼났어요. 그런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섹시 댄스를 춰보고 싶어요.

 

지국: 다른 것보다 ‘그냥 우리 퀴어다’ 지겹도록 외치고 싶어요. 노래 가사에도 퀴어함을 넣고 퍼포먼스에도 넣고. 계속 가시화하는 거죠. 퀴어아이돌로서 보여 줄 수 있는 다양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부분도 고민해 보려고 해요.

 

-데뷔 무대만 한 상태라 아직 실감이 안 날 것 같기도 한데요, 이렇게 데뷔하고 나니 어떤가요?

 

프린: 저는 아이돌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왠지 내가 하면 안될 것 같았거든요. 십 몇 년 간 묵혀온 꿈이 갑자기 이뤄져서 아직 얼떨떨해요. 눈 떠보니 내가 아이돌이 된 세계? 이런 느낌?(웃음) 예전에도 무대에서 공연한 적이 있어서 그거랑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분이 다르더라고요. 또 데뷔 무대를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에서 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고, 사명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 생각보다 빨리 데뷔를 하게 돼서 정신이 없긴 한데,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운 아이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잖아요? 이런 기회가 생겼다는 게 너무 좋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다만 아직 직장이 있는 상황이니까 균형을 잘 맞춰서 해 나가고 싶어요.

 

유라: 다들 정말 바쁜 시기임에도 연습하고, 이렇게 데뷔한 거거든요. 데뷔 무대를 하고 난 후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QI.X의 정체성이 조금씩 명확해 지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점점 욕심도 생기는 것 같아요. 더 많은 걸 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요.

 

▲ 12월 10일 서울 이태원 레스보스에서의 공연을 앞둔 멤버들의 모습 (제공: QI.X)

 

지국: 데뷔 무대 이후 친구들이 데뷔 축하한다고 메시지도 보내고 했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그냥 이전과 똑같은 거 같기도 해요. 다만 공연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고, 함께 할 동료들이 생겼다는 것. 어렸을 때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건 사실 그들의 영향력을 가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권력이나 힘을 가지는 게 아니라, 우리 무대를 보고 위로와 연대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I.X의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가 돼요. 이상한 ‘정상성’만 고집하는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틀을 깨는, 그런 영향력을 선보이고 싶어요.

 

-벌써 퀴어아이돌로서의 꿈과 목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 한번 공표해 봐요. 소소한 것부터 아주 큰 꿈까지.

 

프린: 큰 꿈을 말해 보자면, 고척돔에서 공연하기. 그리고 MAMA 어워즈 오프닝 무대하기.(웃음) 조금 현실적인 꿈이라면, 우리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환경이 될 만큼 성장하기.

 

: 비슷한 꿈인 것 같기도 한데, 음악으로 먹고 살기.

 

유라: 인권행사, 집회나 시위 등 연대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에서 섭외 1순위인 팀이 되는 것. 그리고 앞으로 퀴어아이돌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지국: 성공하기? 성공의 기준이 뭘까 싶기도 한데… 일단 빌보드 진입?!(웃음)

 

-앞으로 QI.X를 덕질하게 될 팬들에게, 매력을 어필해 주세요.

 

지국: QI.X는 X잖아요. 경계선이 없고, 불분명한 것. 이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프린: QI.X는 귀여운 사람이 넷이나 있다! 반하지 않을 수 없다!(웃음) 정말 다양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덕질하면 고척돔 공연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그 성장에 함께 해주세요.

 

QI.X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officialqueeridol

QI.X 트위터 https://twitter.com/official_QIdol

QI.X 유튜브채널 https://youtube.com/@officialqueer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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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배방지 이미지

  • 유이 2023/01/08 [20:33] 수정 | 삭제
  • 퀴어하다 ㅎㅎ
  • OO 2023/01/02 [11:41] 수정 | 삭제
  • 네분 다 귀여우심
  • 둘리 2022/12/31 [08:09] 수정 | 삭제
  • 씬난다. 인터뷰 재밌게 읽었어요. 맨먼저 든 생각...유명해지기 전에 공연 봐야지~
  • 흥해라 2022/12/30 [22:38] 수정 | 삭제
  • 음색이 4인 4색 너무 좋아요!! 나 벌써 누구 팬이 됐나봐요 ㅋㅋ 뮤직비디오는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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