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새우꺾기’(수갑을 사용해 등 뒤로 손몬을 포박하고 포승줄을 사용해 발목을 포박한 뒤, 배를 바닥에 댄 채로 등 뒤로 손목포박과 발목포박을 연결하여 사지를 새우등처럼 굽혀 꺾게 함) 고문을 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2021년에 한국 땅에서, 그것도 조직폭력배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누군가가 실제로 겪은 일이다.

 

▲ IW31에서 제작한 화성외국인보호소인권침해 카드뉴스 중 (출처: IW31 페이스북)

 

2021년 9월 29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고문, 징벌적 독방 구금, 공문서 조작 등 ‘외국인보호소 내 인권유린 규탄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7년에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신청 소송을 진행하던 중, 체류자격 연장 기한이 지난 2021년 3월 강제퇴거명령을 받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입소한 모로코 국적의 M씨가 겪은 엄청난 폭력을 고발하고, 보호소라는 이름 뒤의 잔인한 실태를 밝히는 자리였다.

 

이 날 기자회견을 이끈 건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위한 물결’(International water 31, IW31)이다. 이후 IW31은 외국인보호소의 인권침해 사안을 알리며, 머리보호대를 강제로 쓴 채 고문당한 M씨와 연대하는 마음을 담아 봉투가면을 쓰고 집회, 시위, 행진에 나섰다. 활동 범위도 점점 넓혀갔다. 이주민, 난민 이슈뿐만 아니라 ‘시설’의 문제를 다루면서 할 일들이 많아졌다. 2021년 9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1년의 활동을 담은 활동보고서가 270쪽이 넘는다.

 

이주민, 난민의 수는 점점 많아지지만 이들의 향한 편견과 오해, 차별과 혐오는 여전한 한국 사회에서 꼭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 외국인보호소 면회 활동을 오래 해온 윤정, 제주에 살면서 평화운동을 하는 에밀리, 미군기지를 다룬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 등 영상작업을 해온 (정)여름, IW31 활동의 물꼬를 열어준 아정, 동물권 활동가이자 다양한 예술작업을 해온 달연, 청소년인권에 관심이 많고 몇몇 기록작업에 참여했던 림보, 이렇게 여섯 활동가와 서면으로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IW31은 신생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270쪽이 넘는 활동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 활동이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정: 화성외국인보호소 면회 가는 마중 활동을 통해서 M을 만났어요. 부당한 독방 구금과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는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믿기 어려웠어요. 보호소 안에서 고문이 자행되고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지난한 과정을 거쳐 CCTV 일부를 확보한 변호사들(이한재, 김지림)과 함께, 독방에 감금되어 묶인 채 몸부림치는 M의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들은 무척 괴로웠어요. M을 통해 외국인보호소에서 인권유린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보호소 등의) 시설에서 나와도 미등록이주민들은 노동권과 이동권, 건강권이 보장되지 않는 삶을 강요 받잖아요. M이 보호소 밖으로 풀려 나왔을 때, 그의 일상을 하루씩 돌아가며 조력해보자는 의미에서 각기 다른 활동을 하는 서른한 명에게 편지를 썼어요. 기꺼이 마음을 내준 동료들로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위한 물결 International Waters31이 꾸려지게 되었죠. 다양한 활동 경험이 있고, 각자의 운동의 장(場)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가 섞이면서, 운동이 확장되어 나가게 된 것 같아요. 예측불가능함 속에서, 그러나 유연하게, 우리의 활동이 시작된거죠.

 

▲ ‘International Waters31’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글 중 (동영상 캡쳐, 동영상 제작 IW31 상환)

 

림보: 아정의 제안에 흔쾌히 응답한 31명이 활동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약 60명의 사람이 온라인 대화방에 모여 있어요. 다들 시간과 여력이 닿는대로 헤쳐 모여가며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IW31의 시작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일어난 일 때문인데요. ‘보호소’라는 이름만 들으면 쉼터 같은 곳을 떠올리게 되는데,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나요?

 

윤정: 화성외국인보호소는 미등록으로 체류하던 이주민들이 단속으로 붙잡혔을 때, 본국으로 강제출국(=추방) 당할 때까지 가두어 놓은 구금시설이에요. 이곳에 온 대부분의 이주민들은 본국에서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한국행을 택한 이들이죠. 전쟁이나 박해 등 죽음의 위협을 피해 본국을 탈출한 난민신청자들도 있고요. 하지만 체류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존재 자체가 불법화된 이주민들은 기한 없는 구금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본국 행을 택하기도 해요.

 

보호소에서는 국적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한 방에서 24시간 감시당하며 생활해요. 구금기한에 대한 원칙은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한다”는 출입국관리법 제63조 1항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요. 대부분 한 달 이내 (한국에서의 생활을) 포기하고 돌아가지만, 도저히 돌아갈 수 없어 본국 행을 거부하는 이들은 오랜 구금으로 인해 몸이 망가져 끝내 신병치료를 이유로 밖으로 나오게 돼요. 대부분 젊은 사람들인데 소화불량, 두통, 우울증, 자살충동, 호흡기와 피부질환, 혈압, 근골격계 질환 등의 질병에 시달리죠. 보호실이라고 불리는 방에는 창문이 없고, 한 끼에 1,700여 원 정도의 열악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어요.

 

또 ‘보호복’이라 불리는 단체복을 입는데, ‘보호외국인’이라는 글자가 등 뒤에 크게 쓰여 있어요. 죄수복처럼 보이죠. 외부 병원을 가게 되면 수갑을 차고 나가야 하고요. 더 이상 구금생활을 견디지 못해서 떼인 임금마저 포기하고 본국에 돌아가거나, 차라리 본국에서 감옥생활을 하겠다며 돌아간 난민신청자도 있어요. 병원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 돈이 없으면 치료도 받기 어려워요. 그러다 보니, 보호소에 온지 일 년 만에 사망한 사람도 있었죠. 죽음에 이르기 전 마지막 3개월 간은 거의 식사를 못했고, 응급실로 이송된 지 3일 만에 저세상 사람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보호’란 말이 참 이상하게 들려요.

 

-어떻게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윤정: 체류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신체의 자유를 뺏고, 기한 없이 가둘 수 있게 만든 출입국관리법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미등록이주민 대부분은 한국보다 인권 상황이나 경제 상황이 어려운 나라에서 왔는데, 특히 고용허가제(2004년 8월부터 시행된 고용허가제는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제조업이나 3D 업종 부분의 기업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합법적으로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지만,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인권침해 및 차별에 아무런 대비가 없으며 외국인근로자를 굉장히 취약한 위치에 놓게 만든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비판받아 왔다)는 불법화된 존재들을 양산하는 악질적인 제도에요.

 

가장 큰 문제는 장기간 한국에서 체류했던 이들에게 체류권을 주는 체류권 안정화 정책 대신, 구금-단속-추방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출입국관리법 자체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출입국관리법과 법무부의 이주정책에 있어서 비국민의 인권은 국민의 인권과 동등한 수준으로 존중되지 않아요.

 

아정: 한국에 있는 외국인보호시설은 화성, 청주, 여수에 있는 전문보호시설 3개소와 전국의 출입국 외국인청 16개소, 출장소 9개소를 합친 부속보호시설 25개소가 있어요. 이 중에서 화성외국인보호소는 규모가 가장 크고 수용 인원도 가장 많죠. 외국인보호소에 갇힌 이주민들은 강제퇴거(=추방) 대상자인데요. 귀국을 준비하는 단기 구금자, 그리고 난민신청 중이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는 장기 구금자로 나뉘어요. 후자의 경우라면 사실상 ‘무기한’ 구금에 가깝죠. 감옥생활에도 최소한 ‘형기’라는 게 있잖아요? 외국인보호소에는 ‘구금의 상한이 없다’는 거에요.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가 있는 거죠.

 

이런 상황은 출입국관리법 제63조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의 보호 및 보호해제) 1항 때문이에요.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다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IW31은 이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 운동에 합류했어요.

 

▲ 2022년 2월 10일 진행된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15주기〉 기자회견에서 봉투가면을 쓰고 참석한 IW31 활동가들의 모습 중 (출처: IW31 페이스북)

 

-IW31 활동가들이 봉투가면을 쓰고 시위나 집회 등에 나갈 때가 많더라고요. M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쓴 거라고 알고 있어요.

 

여름(정): 봉투가면을 쓰고 사계절을 보냈어요. 아무리 추운 날이라고 해도 봉투가면을 쓰고 걸으면 덥더라고요. 기온과는 상관없이 식은땀이 나요. 또 곁눈질로 양옆을 볼 수 없으니, 동료가 궁금할 땐 고개를 휙 돌려서 쳐다봐야 하고요. 그런 불편함이 있음에도 행진이 있는 날이면 봉투가면을 뒤집어쓰고 나갔어요. 이 답답함을 누구에게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걸었던 것 같아요. 머리가 짓눌리는 답답함,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닦을 수 없는 답답함, 동료의 힘듦이나 뒤처짐을 알아채지 못하는 답답함, 혼자 남은 듯한 답답함. 몸의 불편함은 대번에 저항감이 되었어요. 이제 나에게 봉투가면은 저항을 감각하는 도구가 된 것 같아요.

 

에밀리: 군사기지 건설 저항 활동을 할 때, 나의 (외국인이라는) 체류 지위 때문에 추방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때 오랫동안 머리와 얼굴을 꽁꽁 감싸고 다녀야 했던 시간들이 봉투가면을 쓰면서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투쟁현장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것에 반응하게 될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또 일반 마스크 정도론 나의 정체성을 가리기에 부족하지 않나? 싶은 생각에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꼈어요. 저항하다가 얼굴과 머리를 감싼 것들이 떨어지면 경찰한테 체증을 당할 것이고, 추방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 쉽게 떨어지지 않게 얼굴을 잘 감싸고 잘 가려야 했죠. 너무 숨쉬기 어렵고 답답하고 억울했고, 함께 투쟁하는 동료들까지 나를 알아보지 못해서 수상한 사람으로 여겨진 적도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여전히 몸의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봉투가면을 쓰고 M과 연대할 때, ‘체류자의 취약함’으로 연결되어있던 기억이 기묘하게 다시 찾아오더라고요. 나를 꽁꽁 싸맸던 행위는 체류자인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보호’의 부당함이 뭔지 몸으로 알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어요. 나를 잘 보호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답답하고 숨 막힐 거라는 사실. 내가 안전하려면 체류자의 취약함을 직면하고 이것을 문제삼을 수밖에 없다는 것. 봉투가면을 쓰고 직접행동을 하면서 더욱 확신하게 됐어요.

 

▲ 2022년 9월 16일,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위한 물결 IW31’과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공대위’가 함께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출처: IW31 페이스북)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윤정: 부산출입국외국인청에 구금됐다 사망한 태국 국적의 이주민(2022년 8월 16일, 태국 국적의 미등록외국인 A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에 입소한지 8시간 만에 사망한 사건)에 대한 연대발언을 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고인을 본 적은 없지만, 출입국에서는 사인을 밝히면서 마약복용 운운했는데 죽음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석연치 않고, 공개적으로 밝혀진 사인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마약을 사용했다면 증상이 바로 나타나야 하는데, 처음 순순히 단속에 의해 붙잡혔던 고인이 몇 시간 후에 갑자기 열이 나고 아팠다는 출입국의 말을 믿을 수 없었어요. 죽는 순간 얼마나 억울했을 지를 생각하면…. 그는 어떤 생각을 하며 죽음을 맞이했을까요?

 

-“내 이웃을 가두지 마라”라는 해시태그가 인상적이에요. “내 이웃”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달연: 요즘 이웃이라는 단어를 일상생활에서도 잘 안 쓰니까 생소할 수도 있겠다 싶네요. 저 또한 ‘이웃’이라는 단어를, IW31 활동하면서 거의 처음 쓰는 것 같고요. ‘이웃’이라는 말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조력하고 함께 싸우는 사람들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는 저 도시 끝, 멀어서 보이지 않는 외국인보호소나 격리된 쉼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집 옆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주민, 난민에 대한) 혐오 댓글을 읽어보면 늘 그들더러 따로 살라고 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하죠. 우리는 왜 이들이 ‘이웃’이라는 것을, ‘이웃’이어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못할까요? 세상은 ‘그들’과 ‘우리’로 외국인과 내국인을 분리하지만, ‘원래 우리와 함께 살던 사람’이라고 재범주화 하기 위해서 ‘이웃’이라는 말을 고른 거 같기도 해요. ‘이제부터 같이 살자’라고 할 필요 없이, 우리는 원래 함께 살아왔던 존재라는 의미에서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서, IW31 활동의 범주가 넓어지고 방향도 바뀐 부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활동하면서 새롭게 배운 것이 있다면요?

 

에밀리: 병역거부 선언(참고: 전쟁없는세상 [논평] 가부장제와 군사주의의 공모에 맞서는 여성 병역거부 선언, 2019년 5월 15일)에 함께하면서, 흔들리는 정체성을 가꾸겠다고 선언했는데, ‘인간’이라는 흔들리지 않은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했어요. IW31 활동을 하면서, 동물권 활동가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러면서 ‘인간’이라는 나의 견고한 정체성에 대해 느끼게 되었고 인권활동의 틀을 깰 수 있었어요.

 

▲ 2022년, 1001 동물권리장전 행진에서 연대발언 중인 IW31 아정의 모습 (출처: IW31 페이스북)

 

아정: IW31 활동을 하기 전에는 난민신청자 혹은 미등록이주민을 조력한다는 것이 성소수자, HIV감염인, 전시성폭력 피해자,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 피해자, 학대당하는 어린이,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 약물사용자, 정신장애인과 연결되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이주’에만 중심을 두고 ‘난민’을 '국경’이라는 발상에 가두어 놓고 상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생활, 의료, 법률 조력을 하다 보니, 취약성을 가진 이주민들이 그들의 취약성을 악화시키는 조건 속에 놓인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사회에서 성수자에 대한, HIV감염인에 대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약물사용자에 대한, ~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계속되는 한, 이주민이 겪는 문제 역시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던 시간들이에요.

 

외국인보호소 폐지운동을 하면서 탈시설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보호소나 시설을 나와도 여전히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죠. 외국인보호소 폐지운동은 동물해방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여러 참조점이 있었는데, 동물들의 ‘죽음’ 뿐 아니라, 평생 축사에 갇혀 살아야 하는 ‘감금’의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탈시설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축사를 벗어나 생추어리 (sanctuary, 피난처)에서 살게 된 동물들의 삶 또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 난민, 외국인보호소 등의 이슈는 여전히 ‘낯선’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감각을 가지고 바라보면 좋을까요?

 

윤정: 범주화하지 말고 한사람 한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만난 그들은 그냥 나의 이웃일 뿐이었고, 행복할 권리가 있는 소중한 한 사람이었어요.

 

에밀리: 무엇 때문에 외국인보호소가 존재하는지, 무엇 때문에 이주민, 난민이라는 신분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연결된 그림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연결된 그림으로 접근해야 덜 분단되고 덜 타자화된 감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림보: 올해 우리의 활동이 인권재단사람 인큐베이팅 사업과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응원과 지원을 받으며 힘을 내서 시작하고 있어요. 버스 타고 외국인보호소 앞으로 찾아가서 직접행동을 하는 기획과, ‘구금’을 경험한 당사자들의 글쓰기 작업과 사회적 공론화 기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계속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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