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년 싱글여성 과반 ‘노년에도 일해야 먹고 산다’

일본 ‘와쿠와쿠 시니어 싱글즈’ 중노년 싱글여성 생활실태 보고

구리하라 준코 | 기사입력 2023/05/01 [12:20]

중노년 싱글여성 과반 ‘노년에도 일해야 먹고 산다’

일본 ‘와쿠와쿠 시니어 싱글즈’ 중노년 싱글여성 생활실태 보고

구리하라 준코 | 입력 : 2023/05/01 [12:20]

일본의 중노년 싱글여성 단체인 ‘와쿠와쿠 시니어 싱글즈’가 릿쿄대학 유자와 나오미(湯澤直美) 씨와 북경JAC 협력으로 중고령 싱글여성의 생활실태를 조사했다.

 

‘와쿠와쿠’(두근두근이라는 뜻)는 2016년에 50세 이상 싱글여성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한 바 있다.(유효응답 530명)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2년 여름에 진행한 두 번째 조사는 그 대상을 40세 이상의 싱글여성으로 넓혀, 이전 조사보다 응답자가 크게 늘었다.(2,345명)

 

‘와쿠와쿠’ 대표 오야 사요코(大矢さよ子) 씨는 “내각부(한국의 행정안전부에 해당)의 ⌜코로나의 여성에 대한 영향과 과제에 관한 연구회」 보고서를 통해, 25~54세 싱글여성의 실업률이 2020년에 급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취직 빙하기 세대’(1970년~1980년대 중반 출생)의 여성이 포함되어, 이 세대가 노년기에 돌입하는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빈곤에 빠지는 여성이 늘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죽을 때까지 일한다”

 

실태조사 대상자는 40세 이상의 싱글여성(사실혼 제외)으로, 자녀나 부모 등과 동거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응답자의 연령대 비율은 40대가 61.2%, 50대 24.5%, 60대 8.1%, 70세 이상이 6.3%.

 

▲ 누구나 노년에는 은퇴하고 평온한 삶을 살 수 있길 원하지만, 성별 임금격차가 크고 여성의 정규직 비율이 적은 일본 사회에서 배우자가 없는 중노년 싱글여성들은 노후 생활설계를 할 수 없어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pixabay)

 

본인이 주요한 생계 책임자인지 묻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비율이 86.1%이다, 일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84.6%이다. 일하고 있는 사람의 취업 형태는 정규직이 44.8%, 비정규직이 38.7%, 자영업이 14.1%로 정규직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비정규직 중 51.4%가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지금의 취업 형태로 일하고 있다고 답해, 절반 이상이 지금의 취업 형태가 본인의 뜻이 아니라고 밝혔다.

 

수입도 연간 200만 엔 미만이 33.3%, 300만 엔 미만은 56.9%였고, 500만 엔 이상은 17%에 그쳤다. 오야 사요코 씨는 “내각부의 남녀공동백서에 따르면, 40-50대 기혼남성 절반은 수입이 500만 엔 이상”이라며, “이와 비교해도 성별 임금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현저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의 고용상황에서 보면 40~50대 비정규직이 앞으로 정규직을 구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끝없이 일하지 않으면 노후 생활 설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닐까” 우려했다.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언제까지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할 수 있는 한 언제까지고’와 ‘살아있는 한, 죽을 때까지’라고 대답한 사람을 합치면 65.6%에 달했다.

 

무거운 주거비 부담

 

‘지금의 생활’을 묻는 질문에도 ‘약간 힘들다’와 ‘매우 힘들다’를 합치면 68.9%에 이른다. 2016년 조사와 이번 조사 결과를 50대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매우 여유가 있다’와 ‘약간 여유가 있다’가 줄고(13.6%⤑6.5%), ‘약간 힘들다’와 ‘매우 힘들다’가 늘었다.(55.8%⤑67.0%)

 

설문조사의 자유기술란에는 ‘코로나로 인해 일을 잃었다’거나 ‘물가 폭등으로 생활이 어렵다’는 기술도 많았다. 5년 전과 비교해 한층 더 생활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입이 적은 생활고 속에서 무거운 주거비 부담 실태도 드러났다. 민간임대에 산다는 사람이 가장 많고(41.8%), 자가소유(21.3%), 공공주택(6.9%)에 사는 사람은 적었다. ‘주거비를 지불하고 난 후의 생계’에 여유가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62.9%로, 무거운 부담감은 어느 세대든 공통이었다.

 

“주거비는 고정지출이므로 식비처럼 절약할 수가 없다. 일본의 주택지원 정책은 ‘자가소유자’ 지원이 주를 이루고, 그 외의 사람에게는 지원이 빈약하다.”고 오야 씨는 지적한다.

 

불안한 노후…큰 병 걸리거나, 거동이 어려워지면?

 

현재 심신 상태가 ‘좋지 않다’, ‘별로 좋지 않다’는 응답을 더하면 42.9%. 교차집계에서는 ‘생활이 힘들다’고 답한 사람의 절반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응답했다.

 

와쿠와쿠 시니어 싱글즈 ‘중노년 싱글여성 생활현황 실태조사 보고서’ 중 당사자들이 말하는 장래 불안.   ©일다

 

조사 결과를 분석했을 때 파악할 수 있는 장래에 대한 3대 불안은 ‘자신의 병이나 돌봄 문제’, ‘일의 지속 여부, 생활할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을지’, ‘낮은 연금, 낮은 저축 이자에 따른 노년기의 생활’이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장래가 불안해 잠을 잘 수 없다”, “큰 병에 걸리거나 노년이 되어 거동을 못하게 되면 어떻게 생활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절박한 메시지도 있었다. 자유기술란의 내용을 몇 개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대학을 졸업한 후 계속 비정규직. 장래에는 직업도 없는 노숙자 신세 확정.(40대 독신)

-공공주택은 장애인과 싱글맘이 우선 대상으로, 독신여성은 우선시되지 않으니 해결책이 필요하다.(40대 독신 비정규직)

-급여 수입이 늘어나면 아동부양수당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은 빈곤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50대 비혼모 비정규직)

-병원에 입원하느라 무직인 상태로 생활보호를 신청하러 갔더니 “아직 일할 수 있잖아요”하며 신청조차 받아주지 않았다.(50대 비혼의 엄마 정규직)

-월 10만 엔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살아가기는 힘듭니다.(70대 별거)

 

이런 실상이지만, 공공직업안정센터 등에서 취업 지원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이 60%에 이른다. 지원을 받은 사람이라도 정규직을 구한 사람은 30%였다. 어려울 때 상담을 하는 곳도 ‘친구나 지인’이 절반으로, 자치단체나 남녀공동참획센터에 문의하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오야 사요코 씨는 “최후의 보호망인 생활보호를 신청하려고 하면, 아직까지도 부양 조회를 하는 자치단체도 있어 신상을 털린다. 노인들은 자신의 사후 처리를 위해 생명보험을 들기도 하는데, 이를 해약해야만 신청할 수 있는 생활보호제도의 허들은 굉장히 높다. 주택부조, 생활부조, 의료부조를 각각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정부는 여성들을 지원한다고 강조하지만, 그 대상이 되는 여성은 청년이나 육아 중인 여성을 이른다. 곤란여성지원법이 작년에 만들어졌지만 지원 대상은 가정폭력이나 성범죄 피해자이고, 청장년 여성에 대한 검토는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중노년 여성에 대한 관심도는 낮다. 자녀가 없는 사람이나 육아가 끝난 싱글여성은 공적 상담기관과 먼 존재가 되었다.”

 

오야 씨는 “40-50대 취직 빙하기 세대의 여성들 중 불안정한 고용, 낮은 수입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70%나 되고,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연금이 월 10만 엔 미만인 사람이 절반 이상이며, 40% 이상이 70세가 넘어도 일하고 있는 실태를 정치권이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쿠와쿠(seniorsingles.webnode.jp)는 작년에 다른 단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 연금제도 개혁, 저소득자에 대한 월세 보조, 상담지원기관 충실화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각 정당에 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와 함께 다시금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실태조사 자유기술란에는 “무료급식을 받으러 줄을 서고 싶어도 전철 탈 돈이 없다”는 비통한 목소리도 있었다. 사회 안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 있는 중노년 싱글여성의 문제를 가시화하고, 누구든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에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오야 사요코 씨는 말한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고주영 씨가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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