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여자모임.’ 지속가능한 연극을 위한 헌장

일본 연극계 미투…연극 현장을 모두에게 안전하게 만들자

시미즈 사츠키 | 기사입력 2023/08/12 [10:22]

‘극작가 여자모임.’ 지속가능한 연극을 위한 헌장

일본 연극계 미투…연극 현장을 모두에게 안전하게 만들자

시미즈 사츠키 | 입력 : 2023/08/12 [10:22]

2017년, 연출자의 성폭력을 피해자가 고발한 사건을 계기로 일본 연극계에도 미투(#MeToo)가 확산되었다. 그리고 2023년, 연극 현장에서 괴롭힘과 폭력을 없애고자 ‘극작가 여자모임.’ 구성원 네 명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속가능한 연극을 위한 헌장」을 만들어 공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속가능한 연극을 위한 헌장

 

① [폭력·괴롭힘 행위의 금지]

우리는 연습실이나 공연장 등 연극 제작과 관련된 현장에서 폭언, 폭력, 정신적 억압, 성적 관계 강요, 괴롭힘 행위를 하지 않고 연극을 만듭니다.

 

② [차별 금지]

우리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역할, 경험, 연령, 국적, 인종, 젠더, 종교, 장애를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행하지 않으며 연극을 만듭니다.

 

③ [존엄의 존중]

우리는 작품을 위해, 예술을 위해 타인의 존엄을 짓밟지 않고, 자신의 존엄을 희생하지도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건강한 과정을 거쳐 연극을 만듭니다.

 

④ [관습의 갱신]

우리는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남용하지 않으며, 늘 전통과 관습을 다시 보고 고쳐야 할 부분을 고쳐가며 연극을 만듭니다.

 

⑤ [재발 방지]

우리는 스스로 잘못이나 오류를 범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미흡한 점을 고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해 배웁니다.

 

⑥ [안전한 창작환경]

우리는 자기와는 다른 가치관, 신조,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으로도 안전한 장을 구축하고 연극을 만듭니다.

 

▲ 「지속가능한 연극을 위한 헌장」을 만들어 공표한 ‘극작가 여자모임.’ 구성원들. 왼쪽부터 오노마리코, 사카모토 린, 모스크와카누 씨, 구로카와 요코 씨는 온라인(가운데)으로 인터뷰에 참여했다. 트위터 @gekisakujoshi (촬영: 오치아이 유리코)


‘용기’를 주고받자고 이야기하는 극작가여자모임.

 

헌장을 공표한 ‘극작가 여자모임.’(劇作家女子会.)은 ‘사후에 희곡이 남는 작가가 된다’를 목표로 2013년에 네 명의 극작가가 만든 팀이다.

 

※‘여자모임’(女子会, 조시카이)은 여성들끼리 모여서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이르는 말이다. 2008년경부터 언론에서 다뤄지기 시작해,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확산, 2010년에는 올해의 신조어·유행어 대상의 10위에 오른 바 있다. ‘극작가 여자모임.’이 모임명 뒤에 마침표를 붙이는 이유는 일본 아이들 그룹의 작명법에서 따온 것으로, 고유명사화를 의도했다고 한다.

 

오노마리코, 사카모토 린, 모스크와카누, 구로카와 요코 씨가 팀을 이뤘고, 2013년에 〈극작가 여자모임!〉, 2017년에는 뮤지컬 〈인간의 조건〉 등을 공연했다.

 

오노마리코(オノマリコ) 

극단 슈코(趣向) 대표이자 고교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한다. 2022년에는 도쿄에서 〈권태를 빵과 장미로 장식하며 내일도 살아야 함을 견디기〉라는 작품을 공연했다. 일본극작가협회 디지털 아카이브에 〈해체되어가는 안토닌 레이몬드 건축-구 체육관 이야기〉가 소장되어 있다.

 

구로카와 요코(黒川陽子)

극단 게키사쿠카(劇作家) 소속. 영상 작품의 기획·구성, 해외 희곡 번역도 한다. 유튜브 ‘다이나시 키츠네’(だいなしキツネ, ‘폭삭 망한 여우’라는 의미) 채널에 문학 해설 영상을 올리고 있다. 극작가의 관점을 살려 명작희곡을 해설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 해설을 업로드했다.

 

사카모토 린(坂本鈴)

‘에로틱하고 팝한 판타지’를 모토로 하는 극단 다루메시앙(だるめしあん) 대표이자, 극단 게키사쿠카 소속. 일본극작가협회 디지털 아카이브에 〈마법처녀★에루자(30)〉 외 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극작 스터디 모임’을 한다. 올해는 8월 개강.

 

모스크와카누(モスクワカヌ)

9월 27일~10월 1일, 도쿄 메지로의 씨어터 후우시카덴에서 〈It’s not a bad thing that people around the world fall into a crevasse〉를 공연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제20회 아이치예술극장 AFF희곡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극단 게키사쿠카 소속. 과거의 희곡은 ‘모스크와 서고(モスクワ書庫)’로 검색할 수 있다.

 

“넷 의 관계를 한마디로 말하면?”이라는 질문에, 오노마리코 씨는 “친구”, 사카모토 씨는 “전우라고 해두죠”, 모스크와카누 씨는 “자매애의 상대?”, 구로카와 씨는 “안전망”이라고 답한다.

 

네 사람은 “「지속가능한 연극을 위한 헌장」을 통해 우리도, 젊은 세대도 용기를 갖기를,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헌장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는 ‘극작가 여자모임.’ 인터뷰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헌장 전문 및 연명자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charterfortheater.com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제공 기사입니다. 고주영 씨가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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