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영 놓지 못하는 예술세계가 있다. 여성국극,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그의 몰락에 안타까운 마음은 꿈속에서도 못 잊는다. 먼저 가신 분들과 꿈속에서도 여성국극의 무대를 분주히 오간다. 대한민국의 여성국극이란, 전통국악예술을 근본으로 하고, 특히 판소리를 근간으로 만들었다. 연극, 음악, 창, 무용을 망라해, 여성국극인들이 소리극 무대로 표출하여 이루어 낸, 국악 무대예술의 총체적 결정체이다.” -책 『여성국극의 뒤안길』(조영숙 지음, 민속원, 2022) 중
지난 7월 26일, 서울 종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에무(emu)에선 여성국극 1세대 배우이자 국가무형문화제 제79호 ‘발탈’ 예능보유자인 조영숙 명인의 북콘서트가 열렸다. 조영숙 명인이 여성국극과 만나게 된 과정, 배우로서의 활동, 여성국극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제자 박수빈, 황지영과 함께 짧은 공연도 진행됐다. 90세가 넘은 사람이라는 걸 믿을 수 없는 그의 소리에 깜짝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1950년대에 정말 크나큰 인기를 얻었다고 하는 전설의 여성국극이 더 궁금해졌다. 그동안 접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왕자가 된 소녀들〉(김혜정 감독, 2011), 2022년 탈영역 우정국에서 봤던 정은영 작가의 〈틀린 색인〉 전시, 웹툰 〈정년이〉(스토리 서이래, 작화 나몬)와 지난 3월 공연된 창극 〈정년이〉(연출 남인우 작창·음악감독 이자람)도 생각났다. 동시에, 여성국극은 10년 남짓 ‘반짝 인기’를 얻었을 뿐인데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8월 31일 경기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공연을 앞둔〈레전드 춘향전〉을 준비하고 있는, 조영숙 명인의 제자이자 여성국극제작소를 운영 중인 박수빈, 황지영 대표를 만났다. 조영숙 명인이 여성국극을 “영 놓지 못하는 예술세계”라 말했던 것만큼 이들 또한 여성국극의 매력에 사로잡혀 있었다. 두 사람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레전드 춘향전〉이 더욱 더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조영숙 명인의 오랜 제자라 들었어요. 어떻게 시작된 인연인지 궁금합니다.
수빈: 9살에 풍물을 시작했는데, 집에서 계속 반대해서 중학교 들어갔을 때 그 꿈을 포기했어요. 어느 날 TV에서 갓 쓰고 판소리 하는 분을 봤는데, ‘이거다!’ 싶더라고요. 풍물은 포기했지만 이건 꼭 해야겠다고 떼썼어요. 그렇게 인사동에서 판소리를 가르치는 박계향 선생님을 만나게 됐죠.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편이었는데, 선생님이 그걸 알고 알바를 좀 하라면서 정동극장 상설 공연을 연결시켜줬어요. 그 공연에서 조영숙 선생님을 만났죠. 제가 여성국극 춘향전에서 향단이 역을 했고, 그게 인연이 돼서 선생님한테 여성국극을 배우게 됐어요.
지영: 8살 때 초등학교에서 민요를 배웠어요. 그렇게 국악을 알게 됐고, 주변에서 판소리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동네 국악 학원에 가서 “판소리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거긴 판소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없다고, 선생님을 모시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오신 분이 조영숙 선생님이었어요. 선생님께 판소리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여성국극을 알게 됐죠. 여성국극을 워낙 사랑하는 분이고, 여성국극 배우라는 자부심도 있어서 소리 가르칠 때 항상 여성국극에 대해 알려주셨거든요. 그렇게 배우면서 종종 무대도 서게 되고, 점점 여성국극을 접하게 됐어요. 선생님들이랑 같이 무대 하는 게 정말 너무 재밌었고, 선생님들이 너무 멋있기도 했고요. ‘나도 저런 예술가가 되고 싶다’ 꿈을 꾸게 됐죠.
수빈: 국악인이 되겠다는 꿈이 있었고, 그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이 없었어요. 그냥 ‘여성국극도 잘해야지, 선생님한테 인정 받는 제자가 돼야지’ 이런 생각뿐이어서 다른 진로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어요. 그보다는 여성국극에 대한 고민을 한 시기가 있었는데, 30살 때였어요. 질병으로 크게 아팠고, 그게 목과 관련된 거기도 해서 한 5년 재활을 했거든요. 목소리가 이전만큼 안 나오는 것 같아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앞으로 판소리만 할 건지 여성국극도 계속 할 건지, 처음으로 고민했어요. 여성국극은 여러모로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거든요. 나 혼자 춤추고 노래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서 만드는 무대고, 돈도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요. 지금도 그 고민이 끝난 건 아니에요. 다만 한번 정말 후회 없이 해 보자, 끝내더라도 뭔갈 해 보고 끝내자 싶어서 3년 전인 2020년에 ‘여성국극제작소’라는 팀을 만들게 됐죠.
지영: 국악계에서 여성국극만 해선 살아남을 수 없는 게 현실이긴 해요. 무언갈 병행해야 하죠. 저 또한 판소리를 전공하면서 판소리를 계속 해왔는데, 늘 마음 한켠에 여성국극이 있어요. 기회만 생기면 여성국극을 하고 싶고, 어떻게든 여성국극으로 만들고 싶고 그래요. 내가 좋아하는 여성국극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릴까 늘 생각하고요. 상대적으로 판소리가 조금 더 대중들에게 익숙하니까, 판소리 할 때 ‘여성국극의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여성국극의 색깔을 넣을 수 있겠다 싶은 기회가 보이면 슬쩍 집어넣고.(웃음) 물론 여성국극과 판소리는 다른 장르이긴 하지만요. 여성국극제작소를 만든 지금은 여성국극에 좀 더 집중해서, 여성국극의 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에요. 다만 전통적인 방식의 여성국극만 하려는 건 아니고,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고 싶어요. 1인극 혹은 2인극 등 소규모 여성국극을 만들어 보는 식의 도전이요.
-여성국극은 판소리, 창극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수빈: 창극은 판소리를 기반으로 레퍼토리를 만들었고, 몇 년전까지만 해도 창극에서 대사를 처리하는 방식은 오페라에 가까웠어요. 판소리만큼은 아니지만, 대사에 약간 아니리(판소리 창자唱者가 한 대목의 소리에서 다른 대목으로 넘어가기 전에 일정한 장단이 없이 자유리듬으로 사설을 엮어가는 행위) 조가 들어가고요. 이에 반해 여성국극은 신작을 아예 만들어 냈고, 대사에 아니리를 하면 혼나거든요. 정극에서 대사를 하는 것처럼 해요. 물론 정극 대사에 비해 아니리 느낌이 날 순 있겠지만요.
노래도 판소리는 가사도 어렵고 알아듣기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여성국극은 연극 소리라는 걸 써요. 작품의 이야기에 맞게 예쁜 목소리, 꾸며낸 발성을 사용하는 거죠. 이런 점 때문에 여성국극을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전 이게 여성국극의 장점이었다고 봐요. 여성국극을 한국 최초의 뮤지컬이라 표현하는데, 여성국극은 정말 많은 걸 최초로 만들어 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말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장르 자체가 폄하 당했죠. 민속학에서도 여성국극을 부정적으로 다뤘고요.
지영: 그 당시 민속학자 중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더니 여자들이 밖으로 나와서 여성국극을 만들었다. 국악의 수치를 만들었다”는 말을 한 사람도 있었어요. 여성국극의 공연적 예술적 가치를 비판한 게 아니라, 그냥 무조건적인 비방이었어요.
수빈: ‘선생님은 어떻게 저럴까?’라는 생각을 저도 한 적 있어요. 아마 여성국극이 선생님을 살게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성국극을 시작한 때가 한국전쟁 시점이기도 했고, 전쟁 등의 이유로 부모와 떨어진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니까, 그 때의 외로움을 여성국극이 채워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무대에 선다는 것의 매력, 그걸 한번 경험하면 무대를 잊기 쉽지 않거든요. 관객들의 엄청난 사랑 또한 선생님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었을 거고요. 또한 여성국극이 가진 특징이었던, 거침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많은 ‘최초’를 만들어낸 경험에 대한 단단한 자부심이 지금도 여성국극을 사랑하게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 활동하는 여성국극 배우 중 여성국극의 부흥기를 겪은 건, 조영숙 선생님, 이소자 선생님 같은 1세대뿐이에요. 2세대 분들 중엔 어린 시절에 여성국극을 봤던 사람도 있지만, 배우로서 그 인기를 경험해 보진 못했거든요. 지영 대표나 저는 그 부흥기를 말로만 듣고 사진에서나 봤지, 직접 체험해 본 적도 없죠. 그럼에도 여성국극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국극이 가진 에너지 때문이에요. 국악계에 있으면서 여러 선생님들과 공연을 해 봤지만, 여성국극 하는 분들의 에너지와 열정은 차원이 달라요. 정말 ‘미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90세 넘은 분들이, 평소엔 잘 걷지도 못하는데 리허설 할 때 발로 무대를 쾅쾅 치고 앉아있다 벌떡벌떡 일어서요. 그들이 내는 소리는 또 어떻고요.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조차도 ‘무엇이 저런 에너지와 열정을 줬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그들을 계속 지켜보며 연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영: 이건 정말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매력인 것 같아요. 내가 무대에 선 경험 때문만이 아니라 선생님들의 무대, 여성국극이라는 장르를 봤다면 여성국극에 안 빠질 수 없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도 〈레전드 춘향전〉 공연 준비 때문에 선생님들 연습 장면을 보는데, 입 벌리고 보거든요. 그렇게 감탄하고 있으면 어느새 연습이 끝나있어요. 흔히 여성국극의 매력은, 여자가 남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다가 아니에요. 여성국극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미학, 무대연출, 음악, 연기, 소리 모든 것이 정말 농염하고 섬세하거든요. 나 또한 여성국극 배우지만, 공연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가 많아요.
수빈: 여성국극 배우가 되려면 고통을 잘 참아야 하고(웃음)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해요. 여성국극은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공연이라, 공동체 의식이 없고 참을성이 없으면 사실 좀 어려워요. 재주가 많아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랄까? 소리는 연습하면 돼요. 노래를 못한다? 그럼 소리 안 하는 배역을 하면 되거든요. 여성국극에서 하는 발성은 연습해야겠지만, 그것도 배우면 되고요.
지영: 뭐랄까, 약간 투쟁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 해야 하니까요. 앞으론 달라질 거라 믿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뤄보면 ‘굳이 여성국극 왜 하냐’ 이런 얘길 들어왔으니까요. 그럴 때 싸울 의지가 있어야 된다.(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국극을 사랑해야죠. ‘여성국극이 갑자기 인기가 많아져서? 혹은 돈이 좀 된다 그래서 한번 와 봤습니다’가 아니라 ‘진짜 여성국극이 너무 좋다, 이거 말고 다른 건 관심 없습니다’ 이런 마인드로.
수빈: 근데 여성국극에 한번 발을 담그면, 어차피 사랑하게 될 거니까.
다같이: 오~(웃음)
-여성국극 하면, 남자 역할을 여자 배우가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남자 역할이 연기하기 어렵다거나, 반대로 여자 역할이 연기하기 쉽진 않을 것 같더라고요.
수빈: 예전과 지금 다른 부분이 있을 거에요. 지금은 성별 이분법을 해체하고 젠더를 좀 더 다양하게 해석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는 시대잖아요. 그에 반해 여성국극이 부흥기였던 때는, 현실에 있을 수 없는 남성상을 여성이 연기하는 것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관객들에게 해방감을 줬을 거라고 봐요. 남성 역할을 하는 저 사람이 여자인 줄 뻔히 알면서도, 마치 순정만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여성국극에서의 남자 역할, 여자 역할 모두 과장된 연기를 해요. 오히려 표현이 너무 자연스러우면 안 되요. 그러니까 여성 역할도 마찬가지에요. 여성적인 어떤 걸 과장해서 표현해야 해요. 손끝 하나, 어깨 모양 하나, 골반 모양 하나까지도요. 하지만 그 과장됨을 표현하면서도 관객들의 현실 몰입도를 높여야 하죠. 이게 배우들이 연구하는 부분이고, 여성국극의 특징이죠. 음역대도 중요해요. 성별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 배역을 해야 하니까, 차이가 조금 도드라지긴 해야 하잖아요. 그런 음역대 연습을 많이 하죠. 남역은 조금 낮게, 여역은 조금 높고 얇게. 각각 예쁜 음역대를 잘 쓸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죠.
수빈: 말 그대로 1세대는 여성국극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냈거나 그 사람들과 같이 여성국극 부흥기를 만든 이들이고요. 2세대는 1세대를 보고 성장한 후 그걸 추억하면서 여성국극에 뛰어든 사람들이에요. 이후에도 (지금 40~50대이신 분들이) 조금 있긴 한데 안타깝게도, 하다 안 돼서 결국 포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들과 우릴 구분하긴 좀 그래서 지금 30대인 우리와 함께 3세대라 하는 거에요. 이렇게 1~3세대 구분하면서 이름을 붙인 건, ‘여성국극의 역사가 끊어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에요. 여성국극은 정말 신기하게도, 정말 끊어졌던 것 같은데 이어졌고, 사라졌던 것 같은데 부활했거든요. 그래서 웃픈 건 여성국극이 20년 동안 ‘라이징’이라는 거에요.(웃음)
-이번 공연엔 1~3세대가 다 출연하는데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수빈: 수년 전부터 선생님들 모시고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원 사업에 신청서도 내고 했는데, 떨어져서 계속 못하고 있었죠. 근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더라고요. 1세대 선생님들 나이도 있는데, 다 돌아가시고 나면 소용 없잖아요. 그래서 ‘아, 안 되겠다. 그냥 하자’. 사실 공연 올릴 돈만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긴 해요. 서로 간의 오해와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도 있고…. 그런 것 때문에 고민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큰 일을 겪고 나서 뭔가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들 일일이 찾아 가서 사정하고 부탁 드렸어요. ‘출연비도 많이 못 드린다, 그래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요. 다행히 ‘너네들이 준비하는 거라면, 하겠다’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할 일이 정말 많아서 힘들긴 해요. 여성국극 공연은 여성국극만의 색깔이 있는데, 이걸 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스텝들을 뽑아도 결국 지영 대표와 내가 그 일들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 많아요. 이럴 때면 앞으로 후배들을 양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 양성까지 아니더라도 여성국극 하는 사람들을 좀 모아야 한다고요. 이게 또 앞으로의 고민이죠.
-두 분 이후 세대도 있나요?
수빈: 아직 우리가 직접 가르치고 있는 제자는 없어요. 국악계에서 배우고 자랐지만, 사실 여기의 도제 시스템에 문제를 느끼는 부분이 많거든요. 그래서 내가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기 전까진 제자를 키우지 않겠다 다짐했어요. 내년부턴 조금씩 준비를 해 볼까 해요. 제자 누굴 키운다기 보다, 어린이 여성국극 합창단 같은 걸 만들어 보고 싶어요. 노래 중심으로 시작해서, 차차 연기도 가르쳐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지영: 변화가 있죠. 일단 여성국극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예전엔 심지어 국악하는 사람들 내에서도 ‘네가 한다는 거, 이름이 뭐였지?’ 이런 질문들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젠 여성국극 다 알죠. 심지어 이 여성국극을 활용해서 어떤 창작 작품을 만들려고 욕심내는 사람까지 생길 정도로요.
수빈: 창극 〈정년이〉 공연도 있었고, 또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 진다고 하니까, 여성국극 인지도는 앞으로 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목표가 그거였는데, 그 짐은 많이 덜어질 것 같아요. 다만, 그렇게 여성국극을 알게 된 사람에게 진짜 여성국극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가올 공연이 너무 기대가 되는데요. 공연 스포를 살짝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수빈: 여러 세대가 함께 하는 거고 선생님들이 너무 부담을 느끼시면 안 되니까 그들에게도 익숙한 ‘춘향전’을 하는 거라 새로운 시도는 아니지만, 분명 여성국극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여성국극을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을 거기 때문에, 여성국극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영상도 짧게 보여드릴거고요. 여성국극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엿볼 수 있는 무대도 있을 거에요. ‘여성국극은 음악적으로도, 무대적으로도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열린 구조다’라는 걸 보여드릴 거거든요.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 드립니다.
지영: 1세대 선생님들께선 이런 표현 좋아하시지 않겠지만, 이 공연이 그 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공연일 수도 있어요. 많이 와서 봐 주셨으면 합니다. 한번도 접하지 못한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한번 여성국극을 보셔라!
수빈: 사실 여성국극은 대중성, 포용성, 보편성을 갖고 만들어진 장르에요. 1940년대 중후반 여성국극이 처음 만들어질 때, 대중성은 키포인트였어요. 탄생부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한 장르라는 거에요.
-2023년 여성국극 배우로 살아가는 박수빈, 황지영의 꿈, 목표가 궁금합니다.
수빈: 여성국극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여성국극 배우가 선생님으로 있는 여성국극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지영: 여성국극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장르가 됐음 좋겠어요. 그리고 일상에서 사람들에게 여성국극 또한 어떤 선택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보러 갈래, 연극 보러 갈래’ 할 때 ‘여성국극 보러 갈래’도 될 수 있도록이요.
※ 8월 17일까지 텀블벅에서 〈레전드 춘향전〉 공연 티켓을 얼리버드로 구매할 수 있다. https://link.tumblbug.com/XymUSVWk7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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