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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는 현재 추가로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을 짓는 문제가 첨예한 이슈다. 2026년부터 수도권 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됐을 때, 지금 매립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서울시가 마포구에 추가로 소각장을 짓겠다 했기 때문이다. 마포구민들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2025년 소각장이 착공된다.
이 쓰레기 소각장 이슈는 마포구민이라면 ‘왜 하필 마포인가’, ‘왜 또 마포인가’ 질문할 수밖에 없지만, 그 외 지역 사람에겐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쓰레기 소각장이 더 생기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와 연결된,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걸 녹색정의당은 중요하게 지적한다.
녹색정의당의 서울 마포 갑 김혜미 후보, 서울 마포 을 장혜영 후보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앞서 지금 정치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 한참 이야기 나눴는데요.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 출마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더구나 지역구 출마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김혜미: 그러게요. 왜 이런 험한 길을 가는 걸까요?(웃음) 한국 사회에 녹색정치가 정말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고요. 진보정당으로 남아, 진보정당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과정에서 결심한 건 비례가 아니라 지역구 출마였죠. 내심 (진보 영역의) ‘선배 정치인’들이 나의 이런 도전을 보고, 자신들을 좀 부끄러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또한 나의 도전과 나의 정치가 어떤 사람들에게 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장혜영: 두 가지 키워드인 것 같아요. 신뢰와 미래. 나를 정치로 뛰어들게 했던 사람들과의 신뢰를 지키는 길을 생각하니까, 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또한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했던 말이 ‘미래가 갖고 싶어서 정치를 한다.’였거든요. 나에게 미래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동생이 사회에서 차별 받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정치를 시작했고, 아직 한국 사회는 그 미래가 되진 않은 것 같아요. ‘장혜영의 정치’가 필요하지 않은 때가 아니라, 아직은 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왜 서울 마포구인가요?
장혜영: 서울 출신은 아니지만, 서울에 온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마포구에서 보냈어요. 장애인 동생과 어디서 살 것인가 고민했을 때도 마포밖에 없더라고요. 여기라면 동생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겠다, 존중 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산업화, 민주화 다음은 다원화라고 생각하는데, 다원화의 핵심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거죠. 그 다양성을 실현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가 서울 마포라고 생각했어요. 그랬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생각하지 않았고요. 사실 이렇게 출마할 수 있었던 건 김혜미 후보 덕분이기도 해요. 마포 을은 풀뿌리 공동체들이 많고, 녹색당도 정의당도 기반이 있는 곳이라 우리가 경합 대상이 될 수도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출마 생각이 있다고 하니까, 김혜미 후보가 그럼 나는 마포 갑에서 출마하겠다고 결정해 주었어요.
김혜미: 사실 마포 갑으로 출마할 때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저는 진보정당인 녹색당과 정의당이 연합하는 정치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전의 민주노동당 때로 돌아가자’는 건 물론 아니에요. 더 좋은 정치를 위해, 녹색당과 정의당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한 결과였죠. 지난 지방선거 때도 용감하게 녹색당의 이숲 후보가 마포 갑 구의원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고요. 당시 선대본부장으로서 마포 갑 지역 주민들을 만났기 때문에, 그 정치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우리가 마포 갑, 을로 출마해 더 좋은 성과도 낼 수 있지 않을까, 더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마포 갑 출마를 결정했어요.
장혜영: 0번은 추가 쓰레기 소각장을 막겠다는 거에요. 단순히 소각장을 막는 일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 소각장이 놓여있는 배경엔 기후위기라는 중요한 문제가 있죠. 지금까지 쓰레기 문제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좁은 시각에서 다뤄졌어요. ‘매립 안 되니까 소각. 그럼 소각장은 어디에 짓지?’ 이런 단순한 방식이었죠. 거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절차 상 하자가 많음에도, 추가 소각장 건립을 강행하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이 건립을 막으려고 하는 거지만, 근본적으론 자원순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 쓰레기 자체의 양을 어떻게 줄일 것 인지 말하고 싶어요. 소각장 자체가 필요 없게 하는 거죠. 더불어 기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이에요. 쓰레기를 소각해 버리면 그만이 아니라, 재활용해 나가기 위해 사람의 품이 필요하다, 그것을 일자리로 만들어 보겠다는 거고요.
또 이야기하고 싶은 건 돌봄 공약으로, 생활동반자법을 도입하겠다는 거에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법무부장관 시절, 생활동반자법과 동성혼 법제화를 구분하지 못해서 비판 받기도 했는데요. 사실 생활동반자법을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건 60대 이상 고령자에요. 노년 층에서는 파트너가 생겨도 결혼을 안 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주변만 봐도 사실혼 배우자가 사망했는데도 장례를 못 치러 주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나를 돌봐 주는 이와 함께 가족을 이루고 살지만, 법적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는 건 이미 너무 현실의 당면한 문제에요. 생활동반자법은 지금 우리 사회의 돌봄 온도를 높이기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혜미: 녹색당 차원에서도 재생에너지 전환을 주요하게 내걸고, 특히 지역에서 관련 논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의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선거에서 쟁점화 하고 싶어요. 지금 마포 갑 지역엔 대학이 있는데, 대학이라는 공간이 배움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쓰레기를 엄청 많이 배출하며 많은 에너지를 쓰는 공간이기도 하거든요. 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대학교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보자,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쓰레기와 폐기물을 줄이는 문제도 같이 해결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어요. 심지어 대학은, 캠퍼스 내에서 (식당, 카페를 제외하고)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도 없는 곳이 많아요.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데, 이와 관련된 처리가 청소노동자에게 다 전가되거든요. 이 문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만약 변화를 만들어 낸다면, 소위 ‘좋은’ 대학을 넘어 지역에 도움이 되는 대학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학벌 중심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동체와 연결되는 대학을 논의하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마포 갑 지역엔 젊은 부부도 많아요. 그래서 양당 후보들은 “교육 특구로 만들겠다, 강남처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전 돌봄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어요. 요즘은 맞벌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양육 책임이 전가되어 있고, 윤석열 정부에서 늘봄학교 얘기를 하지만 그걸 중앙에서 관리할 컨트롤 타워가 없어요. 그래서 녹색정의당에선 ‘돌봄 부총리제’ 도입을 공약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학교 사회복지사들을 의무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하고 싶어요. 학교를 중심으로 돌봄 생태계가 잘 만들어진다면, 가장 믿을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한국 사회에서 사교육이 발달한 이유가 학벌 사회 문제에만 있다고 보지 않아요. 아이들을 돌볼 공간이 없으니까 학원에 보내고, 그게 사교육 발달과 연결된 거 아닐까요? 돌봄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지 더 강조하고 싶어요.
-이번 선거는 시민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페미니스트들, 사회 변화를 위해 열심히 목소리 내고 뛰어다녔던 이들 중에도 지금 지쳐있는 분들이 많아요. 변화는 너무 더디고, 오히려 백래시만 드세진 것 같아서 포기하거나, ‘한국 정치는 안될 것 같다’고 회의적이 되기도 하고요. 녹색정의당과 장혜영, 김혜미가 국회에 있으면 한국 정치에 어떤 변화 혹은 가능성이 있을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장혜영: 사람들에게 ‘나 혹은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해요. 지난 21대 국회에서 설사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원 없이 했거든요. 물론 더 할 수 있었지만 참은 것도 많아요.(웃음) 그래도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한지, ‘집게 손가락 억지 논란’과 페미니스트 마녀사냥이 왜 문제인지,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 왜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지 4년 내내 문제 제기했어요. 어떤 분들은 그런 이야기하면 재선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정의당/녹색정의당의 정치라고 생각했고, 대한민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그에 대한 응답을 좀 받고 싶어요. 제가 다시 국회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보여 주는 거라 생각해요.
김혜미: 어떤 퇴행이 올 때, 그걸 막을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은 있어야 하잖아요? 진보정당 정치인이 국회에 있음으로써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의회 안에 있는 것과 밖에 있는 건 분명 차이가 있고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의회에 있다는 건 중요하다는 거죠. 정치에 질리고 지쳤더라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투표장으로 나와주셨으면 합니다.
장혜영: 지금 좌절해 있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이번 선거에서 여성 후보 비율도 더 떨어졌지만 이런 걸로 “우리가 실패했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여성 후보 비율이 늘어났으면 성공인 걸까요? 우리가 그동안 해 온 운동은 유구한 역사가 있다는 걸 생각해요. 정치 영역에서 변화를 만들기 쉽지 않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온 사람들이 있고, 그들과 연결된 우리가 또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거라고요. 물론 여러 일에 일희일비하게 되기 쉽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어요. 너무 진심이었기에 아프다는 것도 알죠. 하지만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건, 바로 눈 앞에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제가 미국 타임지의 ‘타임 100 넥스트’에 선정되어 뉴욕에 갔을 때, 미국에서 미투 운동을 시작했던 타나라 버크를 만났는데요. 그 때 타임지에서 타나라 버크한테 ‘배우 조니 뎁과 앰버 허드의 소송(부부 사이였던 둘은, 조니 뎁의 가정폭력 관련해 소송을 벌였다. 영국에선 앰버 허드에게 유리한 판결이 났지만, 이후 미국에서 조니 뎁이 앰버 허드가 자신을 가정폭력범이라 지칭함으로써 명예를 실추한다며 고소했고, 이에 대해선 앰버 허드에게 불리한 판결이 났다) 결과로 인해 사람들이 미투 운동이 실패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어요. 타나라 버크가 “하나의 재판이 이 운동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재판은 지고 또 어떤 재판은 이길 수 있는 건데, 그걸로 우리 운동이 졌다 혹은 이겼다고 하면 그 운동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근본적으로 우리가 하려는 운동도 아니라고요. 인류 역사 속에 여성을 향한 폭력은 늘 존재했지만, 그걸 없애기 위한 운동도 계속되어왔다, 그 싸움을 이어가는 것뿐이라고.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엄청 위로가 됐거든요. 저도 좌절하지 말자고 전하고 싶어요.
-선거에 나왔으니 목표는 당선이겠죠. 하지만 그런 성과를 떠나서, 정치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혜미: 선거 사무소 개소식 때 “내 목표는 5%”라고 이야기했다가, 비판 많이 받았어요.(웃음) 충분히 예상한 반응이긴 했지만요. 당선만이 목표인 선거 정치에서 그렇게 적은 득표율을 얻고 싶다고 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겐 소극적으로 보였겠죠. 하지만 저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당선이 아니면 실패, 패배라고 이야기하지만, 지금 이 도전이 진보정치 혹은 녹색정치 안에서 발자취가 될 거라 생각하거든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않음으로써, 작은 성과라 할지라도 같이 만들어 보자고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런 걸 통해 ‘다음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우리 함께 다시 해보자, 기회를 만들어 가보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고, 지금 이 과정이 그 기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장혜영: 개소식에서 그 이야기 듣고 ‘김혜미는 정말 용감한 정치인이구나’ 생각했어요. 비판이 있을 걸 알면서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멋있었어요. 선거에서 승리가 무엇이냐고 하면 당연히 당선이라고 하겠죠. 그럼 전 “모든 당선은 승리입니까?”라고 되묻고 싶어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당선된 게 나의 승리는 전혀 아니었거든요. 여러 마포구민들에게도 그랬을 거에요. 이번 선거에서 나, 나와 함께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에게 승리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이 선거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포기했던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되살려내는 일인 거 같아요. 그게 마음 속에서 되살아난다면, 우리의 승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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